라라크루 금요문장 (2024.05.31)
글쓰기는 번역입니다.
나만의 슬픔, 나만의 아픔, 나만의 기쁨, 나만의 분노, 나만의 생각, 나만의 의견을 모두에게 통용되는 언어로 표현해야 하니까요.
열 문장 쓰는 법 _김정선 작가
나의 문장
무기력의 연결고리 나만의 슬픔에 홀딱 빠져서 며칠을 허우적거렸다. 슬픔은 더 많은 슬픔을 더 많은 우울감을 안겨 준다. 며칠이면 끝날 것 같은 슬픔이 아픔이 몇 주가 되고 몇 달이 되어 간다. 감정을 꾹꾹 눌로 글로 위로받던 시간의 위로가 무기력에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어제 스스로 나에게 말을 건넨다. "너 이러다 우울증 걸리겠어." 그렇게 들려온 내 목소리에 흰 종이를 꺼내 써 내려간다. '무기력증'으로 시작한 나의 일상
아침에 울리는 알람을 꼬고 다시 잠이 든다. 몸은 무겁게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손발 마디마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시금 깊은 수령으로 빠져든다.
아침밥을 하며 듣던 오디오북 며칠째 묵언수행 중이다. 조용한 집 흐느적거리는 나의 움직임만 있을 뿐 공기마저 숨을 죽인다. 아침 먹는 아이들의 모습이 지쳐 보인다. 내가 지친 걸까 아이들이 지친 걸까? 입맛이 없다는 아이들이 며칠째 밥을 남긴다 (드문 일이다. 맛이 없나?)
새벽 수영을 하지 않아 얼굴은 며칠째 퉁퉁 붓고 가슴이 답답하고 찌릿 작은 통증이 자주 느껴진다.
잠깐 화장실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종일 앉아 일만 한다. (욱신욱신 종아리 통증이 묵직하게 밀려온다.)
점심은 최대한 먹고 싶은 걸로 잘 챙겨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소화가 안 된다.)
퇴근 후 운동을 모두 정지시켰다.
저녁을 대충 먹고 멍하니 소파에 앉아 TV 모니터를 응시한다. 읽다 만 책들이 눈에 밟힌다. 그러다 밀린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한다.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된다. 딱히 한 것도 없는 하루가 서글프다.
답답한 마음에 산책을 나섰다. '아! 이러다 우울증 걸리겠다.' 자가 진단을 하고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기력증에 한계는 없고 감정의 연결고리만 가득함을 스스로 체감하고서야 '멈춤'을 시작하려 한다.
글쓰기는 내 마음의 슬픔, 아픔, 기쁨, 그리움을 뽑아내는 작업이다. 반면 무기력증은 다른 형태의 슬픔, 우울 아픔을 가져온다. 운동을 하지 않은 시간만큼 몸이 편해질 거로 생각했는데 그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몸이 아파지고 감정이 쓰러져 간다. 바닥에 금방이라도 드러누울 것 같은 무기력증을 싹둑 잘라 내기로 한다.
한 줄 요약 : 꼬여버린 일상에서 마음을 번역하는 글쓰기에 집중하기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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