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란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갔다.
걱정과 기대 설렘과 긴장으로 시작했던 업무는 약간의 스트레스로 다가왔지만
여기저기 도움의 손길로 무사히 적응할 수 있었다.
일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팀에 대한 소속감도 강했던 예전사람
팀에 대한 소속감이 사라지면서 회사도 일도 버거웠던 예전사람
자꾸 나 자신을 잃어 가면서 주문처럼 회사 가기 싫다를 되새겼던 예전사람
몸에 수분이 모조리 빠진 것처럼 건조하게 하루를 버텼던 예전사람
쓰임이 다 되면 버려지는 냉정한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 했던 예전사람
그러나 그 예전사람에게는 "정" 선후배의 정이 있었기에 웃음이 있었다.
내가 잊고 있던 "정"을 다시 마주한 것 같다.
낯선 환경과 처음 접한 업무 그리고 사람.
두렵고 무서웠다. 이십 년 동안 해왔던 일과의 이별, 새로운 업무
잘하고 싶은 욕심에 의욕만 앞설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나는 우리 팀이 좋아졌고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정"은 아무나 나눌 수 없다.
돈키호테 같은 팀장,
묵직한 관우 같은 동갑내기 책임.
매번 최선을 다 하는 아저씨 선배, 자꾸 파이팅을 외쳐주고 싶다.
깐족이 같지만 세상 친절한 막내.
하나하나 일을 알려주는 팀원들.
생각해 보니 몇 년 동안 잊고 있던 웃음을 요즘 되찾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예전사람이라서 일보다 사람이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