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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Aug 29. 2023

무한 사랑

투명한 사랑을 배운다.

오후 1시가 되면 전화벨이 시간 간격으로 울린다.

소음을 최소하 하기 위해 출근 즉시 핸드폰은 무음이다.

그래서 종종 전화가 오는 줄도 모르고 지날 때가 많다.

어김없이 남겨져 있는 부재중 전화

부재중 전화 1) 사랑하는 아들

부재중 전화 2) 사랑하는 딸

부재중 전화 3).. 4).. 5) 사랑하는 아들

문자...'엄마 나 영어학원 도착',  '엄마 왜 전화 안 받아'... 등등


무신경한 나는 종종 이렇게 부재중 전화와 확인하지 못한 문자,, 그리고 카톡이 가득하다.

업무 중간중간 체크 하지만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신랑을 만나 결혼까지 크게 싸웠던 적은 없지만, 항상 연락이 되지 않아 신랑이 화를 내곤 했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더니 작심삼일이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간다.


다행히 아이들은 나를 닮지 않아 학교 수업이 끝나면 줄기차게 전화를 해서 지금 어디서 뭘 하는지

지금 어디로 이동 중 인지 세세히 알려준다.

지금은 내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그냥 바쁘다 생각하고 메모를 남겨둔다. 참 다정한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지금보다 한참 어렸을 때는 하루하루 너무 버겁고 힘든 시간이었다.

앞으로는 딸을 뒤로는 아들을 들쳐 엎고 메고 아침부터 땀범벅이 되어 출근한 기억이 생생한데,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옆에 있어달라고 울고 불며 소리치던 딸,

학교 끝나고 놀이터에서 혼자 시간을 보냈던 아들, 학원을 극도로 싫어했던 고집쟁이 아들 때문에

오후 시간은 매일 종종 거렸던 기억인데, 그럼에도 그 시간들은 지나갔다.


물론 앞으로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사건 사고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여전히 소중한 아이들은 나에게 무한 사랑을 알게 해 준다.


세상에 태어나 이토록 나를 사랑해 주는 이가 있을까?

세상에 태어나 이토록 나를 아껴주는 이가 있을까?

세상에 태어나 이토록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는 이가 있을까?

부담 없이 사랑을 주고받는 이가 있을까?



"엄마", "엄마" , " 엄마" 귀에서 피가 나도록 둔 뜨는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쉼 없이

"엄마"를 찾는 아이들...


잊어버리고, 사라졌던 물건이 엄마가 오면 신기하게 나타난다는 딸,

다음 생이 있으면 또 엄마 딸로 태어나고 싶다는 딸,

세상에 그 어떤 꽃 보다 엄마라는 꽃이 더 예쁘다는 아들,


어쩌면, 엄마는 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들 통화 대상은 온통 이 한 사람이다.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랑하는 엄마




오늘의 한 줄  "세상에 그 어떤 꽃 보다 엄마라는 꽃이 더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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