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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Oct 31. 2023

손 내밀면 덥석 잡아야지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앞으로 화, 금 오리발 챙겨 오세요.

 매번 일찍 가셔서 전달해 드립니다.


아침 출근길에 받은 짧은 톡!! 

함께 수영을 하는 나이도 이름도 그저 얼굴만 아는 새벽 수영을 함께 하는 수영인.

톡 프로필 사진을 보고서야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처음이었다. 새벽 반으로 옮기고 사적으로 연락을 받은 건

새벽 수영은 장거리 선수들처럼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이상 고수들이 춤을 추는  곳이다.

이미 친분은 형성되어 있으며, 낯가림이 심한 나는 머쓱하게 목례만 하거나 그마저도 타이밍을

놓치면 수영장에 머리를 박고 멋쩍어서 팔, 다리만 요란스럽게 휘젓는다.


아침 수영 때는 다슬기처럼 라인에 살짝 달라붙어 있어도 어색하지 않았는데 새벽반은 느낌

자체가 다르다. 운동을 위해 잠을 양보하고 나온 사람들이라 쉴 새 없이 뺑뺑이를 돈다.

50m  완주 후 물안경을 만지작거리고 괜스레 어깨를 한번 돌려도 보고 다시 다슬기처럼 수영장 

모서리에 바짝 달라붙어서 물속에서 땀 흘리는 열정을 잠시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내 안에 세포들이

활활 타 올라 자연스럽게 새벽 뺑뺑이에 합류하게 된다.


그렇게 눈치껏 2레인에서 살아남기 시전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목석처럼 뻣뻣하다.

신데렐라도 아니고 6시 45분이면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나갈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눈보다 빠른 행동으로 집에 가서 아이들을 챙겨야 하므로 차분한 아침 인사는 사치가 되어버렸다.

마음은 차분하게 행동은 민첩하게... 


그런 나에게 '깨 톡'이 왔다.

잠시 생각했다 내 연락처와 이름을 어떻게 알았지?

그러나 그 고민도 잠시 출근길이 너무 신나고 즐거웠다.

절로 나오는 발춤으로 껑충거리며, 콧노래를 부르며 출근했다.


나의 이름을 불러줄 때 나는 개똥이에서 꽃이 되었다. ^^ 


연락 줘서 고마워요!!  여신 신나는 이모티콘을 쏘아 됐다.

나를 챙겨줘서 너무 고맙다고...

아! 나 외로웠구나, 새벽 친구가 필요했구나 ~ 


나중에 알았지만 새벽반 노장들에게 남편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남편에게 내 전화번호를 물어봐서 나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감동 ~~)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다음 날 어색하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우리 조금 가까워진 것 맞죠? (혼자 마음에 새긴 말)


"나에게 먼저 손 내 밀어 줘서 정말 고마워요"~



한 줄 요약 : 주고받는 마음이 서운하지 않게 노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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