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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Nov 05. 2023

만남과 치유

라라크루 합평회(2023.11.04)

어색했다. 불안했다. 좀처럼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집을 나서기 전부터 약속 장소와 시간을 재차 확인했다.

오늘은 라라크루 합평회가 있는 날, 지난 3개월 같이 글을 썼던 분들과의 만남.

자신이 없다. 자꾸 도망치고 싶다. 왜 참석한다고 했을까.. 무리한 선택이었나...

상체는 앞을 향해 걷고 있는데 하체는 이런저런 핑계로 발목을 무겁게 붙잡는다.


약속 장소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까?

학창 시절 혼자 버스를 타고 서울에 왔던 기억이 난다.

서울에 도착하면 언니가 마중 나와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버스를 탔던 그 시절 그 기분.

마흔이 넘은 아줌마가 지하철을 타고 강남역 5번 출구를 향해 가면서 그때의 설렘과 걱정으로 다가올 만남에 온몸의 세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남역 5번 출구에서 길 잃은 아이가 되었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면서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럴 줄 알았다. 서울 촌년이 맞다. 내가 사는 세상은 우리 동네 (선유도역 3번 출구) 그곳이 전부였다.

헤매는 길 위에서 자꾸 집으로 가자! 그냥 집으로 가자!  소심한 아이가 다시금 나들 유혹했다.


그때 걸려 온 전화 '라라크루' 수호신이다.

자세한 길 안내와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소심한 아이는 잠시 퇴장시키고 목적지를 향해 다시 걷기로 했다.


도착한 곳에서 마주한 사람들은 낯설지 않았다. 친숙함... 이게 맞는 감정일까? 잠깐 당황했다.


반가웠다. 어색하지 않았다.

편했다. 답답하지 않았다.

따뜻했다. 두렵지 않았다.

함께였다. 외롭지 않았다.


오기 전 걱정 했던 내 마음은 그냥 내 생각이었다. 생각이 마음처럼 행동했던 게 분명하다.

오길 참 잘했다. 나를 보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꼭꼭 숨어 있는 나를 누군가에게 소개하는 건 힘든 일이다.

민망함에 훌쩍거리고 따스함에 훌쩍거리고 나는 생각보다 말랑한 사람이었다.



군 생활하셨다기엔 너무 고유셨던, 더 많은 얘기가 듣고 싶었던 작가님.

풋풋한 대학 생활을 하고 계시는 매일 꾸준히 하는 힘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던 작가님.

글의 깊이를 잘 표현해 주셔서 생각 정리를 도와주셨던, 아이들이 참 좋아할 것 같은 작가님.

외향적인 E, 내향적인 I → 생각을 잘 표현하는 내향적 I 같은 부드러운 작가님.

깔끔한 이미지에 반해 버린 진짜 '나'를 이미 찾으신 것 같은 작가님.

친구 ♡을 만났다. 급하게 나오느라 제대로 인사도 못 했지만, 그냥 편한 작가님.

내 세상에 안전지대를 알려주신 닮고 싶은 작가님.

공감 능력 최고, 작가님 눈물에 퐁당 빠져 훌쩍이가 되었네요. 검도하는 작가님.

존재만으로 '라라크루' 안전지대 희정 작가님.

이 모든 걸 거위의 꿈으로 이끌어 가고 계신 수호대장님.


타인의 글을 느낌으로 읽고 공감해 주는 감정을 배워 갑니다.

"라라크루 작가님"


한 줄 요약 :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하자



#라이트라이팅#라라크루#글 쓰는 친구들#라라크루 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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