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묵묵히, 그만큼 멋진 길을 가고 있는 지현이 형, 성학이 형에게
https://www.c3korea.net/2020-young-architects-awards-winners/
지난주 금요일 형들의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같은 공간에서 지내던 시간들이 말 그대로 주마등처럼 지나가서 정말 뭉클했습니다.
늦은 밤까지 사무실에서 탁구를 치고, 영화를 보고 그러다 다시 새벽까지 일하고.
하던 일이 잘 안될 때 형들 자리 뒤를 기웃거리면서 이번 클라이언트는 어떤지, 도면 속 저 공간은 어떤 곳인지 물어보면, 형들은 귀찮은 내색 하나 없이 신나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이야기해주곤 했습니다.
건축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공간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 그리고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진정성들은 그때 형들을 통해 자연스레 많이 보고 들었었죠.
사무실 곳곳에 널려 있는 건축 잡지들과 책을
머리를 비울 때마다 주워 읽을 수 있었고,
그러한 관심들은 지금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든든한 토양을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젊은 건축가의 신선함과 새로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사소한 일상의 삶에서 이야기를 통해 건축으로 만드는 과정이 매우 뛰어나다는’ 말은 누구보다 형들에게 딱 어울리는 심사평인 것 같아요.
오래전 사무실에서, 상 이름이 젊은 건축가 상인데 왜 다들 늙은 사람만 받냐며 투덜거렸던 기억을
형들이 이렇게 젊은 나이에 받아버려서 머쓱하게 하네요.
너무나 기쁜 소식 덕분에
형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에 사진도 오랜만에 꺼내볼 수 있었습니다.
자주 보진 못하지만 예전이 그리울 때쯤 또 기쁘고 좋은 소식으로 만나요 우리!
아래는 2020 젊은건축가상 비유에스건축 심사총평 내용입니다.
비유에스건축사사무소의 우승진 박지현 조성학은 신선한 새로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들이 천착한 사소한 일상 그리고 거기서 솟아오른 소박한 공간들은 건축의 진부함에서 비껴있다. 일상의 삶을 이야기로 삽화로 풀어내어 마침내 그들만의 동화적인 건축으로 창조하는 과정이 또 하나의 동화 같다. 그들이 그리는 유머러스한 드로잉과 완성된 작품의 간극이 크지 않다는 것도 놀랍다. 비유에스는 그들의 건축적 동화가 단지 발랄한 내러티브가 아니라 건축의 상투성을 극복하는 유쾌한 형식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건축은 이야기보다 오래 가고 건축을 점유하는 사람도 바뀐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비유에스는 언젠가 이야기를 넘는 건축을 준비해야 할지 모른다.
비유에스의 건축이 이야기를 넘어서는 새로운 이야기의 건축으로 진화해가리라 기대하며 올해의 주목할 시선으로 우승진 박지현 조성학을 지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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