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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맫차 Dec 09. 2018

퇴사 후 시간은 이렇게 보냈습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새로운 시작-

어느새 이전 회사를 퇴사한 지

한 달 반 정도가 훌쩍 지났습니다.

짧다면 짧고, 긴다면 긴 시간 동안

일을 하지 않는데도.. 바쁘기도 성장하기도 한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역시 일하지 않아서인가!?)

퇴사 후 멍때리는 나일듯.. 저작권 @ ‘여전히 여전하다’ 성낙진

퇴사를 앞두고 몇 가지는

여백의 시간 동안 해보자라는 다짐을 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아래의 것들입니다.


1. 글을 꾸준히 쓰고 완성하기.

보통 무언가를 쓸 때, 저는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머릿속 상상/생각

-> 흰 화면에 쏟아내기(마구 타이핑)

-> 퇴고하기


이전 회사를 다니는 동안

첫 번째 스텝에서만 멈춰있었고

순간순간 메모장에 키워드만 간단히 써놓는 생각들이

많았는데요.


이번에는 그래도

시간이 생겨서 하나하나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완성을 하지 못한 것들이 아직 수두룩인데요.

걔네들은 연말연초 찬스를 써볼까 합니다.

(그래도 좋은 기회를 얻어

아웃스탠딩 3회 차 원고 마감을 달성하였으니..! 충분히 만족합니다-)


2. 쌓아놓은 책들을 펼쳐보기.

뭔가 안 풀리거나 스트레스받을 때 책방을 갔고

주섬주섬 의무감으로 몇 권씩 사다 보니

안 읽던 책들이 열몇 권 남짓 쌓여있었습니다.


그 책들을 하나하나 들춰보고 들고 다니며 읽었습니다.

아래 리스트처럼 아직 끝까지 읽지 못한 책들도 있지만,

2~3 챕터씩 우선 시작을 했다는 사실이 뿌듯합니다.


'책을 읽을 때 우리가 보는 것들'_피터 멘델선드

'속초에서의 겨울'_엘리자 수아 뒤사팽

'미래를 사는 도시, 선전'_조상래

'언젠가, 아마도'_김연수

'비수기의 전문가들'_김한민


3. 만나 뵙고 싶었던 분들 만나기.

여러모로 한동안 치였던 시간 속에서

다음에 한번

다음에 한 번으로

미뤄두었던 분들을 만나서 맛있는 것도 먹고, 차도 마시고

숏폼과 틱톡에 너무 몰입되어 있었던

나 자신을 좀 더 사회화시키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무엇을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즐길 수 있을지..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고

하나하나 의미 있는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사실 제일 행복했습니다.


4. 골프를 배웁니다.

이전 회사에서 함께 하던 동료들이 다들 골프를 어릴 때부터 칠 줄 알아서

위워크 스크린 골프장에서 몇 번 흉내 냈었습니다.

그런데 막 다들 너무 긍정긍정 칭찬을 해주고 그래서..

스포츠라는 거에 정말 오랜만에 자신감이 좀 생겼습니다.

내년엔 같이 꼭 필드에 나가보자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동안 골프를 열심히 배웠습니다.

(다만 최근에 추워지고, 이사를 준비하면서 거의 못 쳤음)


아마 계속 그 인연을 가지고 가고 싶은 저만의 핑계인 거 같습니다.


새로 배우는 건 역시나 쉽지 않은 일이죠.

골프도 마찬가지입니다.

허리는 아프고 다리는 후덜덜

조금만 힘이 들어가면 삑사리가 나는 신기한 운동입니다.


제 멘탈의 바닥과 그 바닥 아래의 지하를

체험할 수도 있고요.

(다만, 아직까지 7번만 치는 골프 천재 탄도 모드)


+

마치 테라스 하우스에서 졸업을 한 것처럼..!

퇴사 마지막 날 함께했던 동료들로 받은 선물은

오랫동안 정말 잊지 못하고 간직할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 중국이라는 나라, 중국 회사에서의 경험은

정말 없었던 경우의 수라

아직도 그 시간에 머물러 있는 액자 속 사진을 보면 신기합니다.


퇴사 하루 전, 임시저장으로 퇴사 인사 메일을 적었더랍니다.

메일이지만,

썼다 지웠다

너무 길면 또 별로일까 봐

한 명 한 명 내가 만났던 회사 내의 모든 사람들의 이메일 주소를

받는 사람 칸에 꾹꾹 눌러 적었죠.

그런데 이게 왠 일

정신없던 마지막 날 퇴사 절차 중에 발송을 누르지 못한 채로

메일 계정이 이미 다 블락되어 버렸습니다.

(쿨하디 쿨한 중국 회사)


처음엔 괜히 조금 섭섭했는데,

짐을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냥 씩 웃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가을이었는데, 이미 너무나 추운 겨울이 되어 버렸네요.


그래도

중국에서, 바이트 댄스에서, 틱톡에서 만난 모든 분들에게

퇴사 인사 메일로 보내지 못한 한마디를 여기서라도 전하고 싶습니다.


항상 도와주셔서 감사했다고,

사소한 하나까지도 그렇게 배려해주지 않았다면 잘 해내지 못했을 거라고.

항상 앞으로의 모든 일에 행운이 있길..!

谢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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