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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E스포츠 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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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마태 Oct 11. 2023

경기장Ⅵ

Chapter9-4 부트캠프

부트 캠프

    

부트캠프는 본래 의미는 신병훈련소다. 오늘날은 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기관이나 프로그램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부트캠프는 스포츠에서도 쓰인다. 야구와 같은 야외 스포츠는 비시즌인 겨울에 추위 때문에 연습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따뜻한 나라로 간다. 반대로 겨울 스포츠는 여름에 할 수가 없다. 이때는 겨울인 나라나 혹은 겨울이 아니라도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이렇듯 연습을 위해 신규로 훈련장을 구축할 때 부트캠프라는 단어를 쓴다.  

    

이스포츠는 실내 스포츠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다. 국내 팀이 어디 가지 않아도 반대로 해외 팀도 다른 데로 가지 않아도 게임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 이스포츠에 부트캠프가 있다. 심지어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다. 지금부터 이스포츠에 부트캠프가 있게 된 몇 가지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고 더욱이 이 사업에 대해서 우리 업계가 어떤 비전을 바라봐야 하는지도 같이 살펴본다.   


중국과 대만은 비교적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 한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물리적 거리가 가깝기에 서버 간 요청에 대한 응답 속도가 빠르다. 반대로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중동 등은 멀다. 멀기 때문에 통신이 원활하지 않다. 요청된 정보가 도달하는 데에도 받은 요청을 되돌려 주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소요 시간이 고르기도 어렵다. 서버로 송수신하는 경우 똑같이 정보를 보냈어도 어떤 곳에서는 더 빠르게 받을 수 있다. 혹은 이번 것만 빨리 받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여하튼 정보는 서버가 모든 접속 컴퓨터로부터 다 받아야 다시 새로운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슈의 결과는 같다.  


응답 시간은 인터넷 환경에도 영향을 받지만 게임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정 게임은 전달해야 하는 정보가 비교적 많을 수 있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할 수 있다. 다른 게임에 비해 자주 송수신 해야 할 수 있다. 한 번에 다량의 응답을 수행해야 할 수도 있다. 수준이 매우 높은 보안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한 경우 응답 속도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 반대로 그런 작업이 필요 없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일반적으로 작업이 적을수록 가벼운 게임, 작업이 많을수록 무거운 게임이라고 표현한다.

   

게임마다 요구되는 안정에 대한 요구 수준도 차이가 있다. TCG(카드) 장르의 게임은 어느 정도 딜레이가 발생해도 경기를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다. FPS(일인칭 슈팅) 게임은 환경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평범한 게임 사용자는 크지 않다 여길 수 있는 프레임 저하나 딜레이에도 프로 선수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경기가 불가능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이스포츠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공정한 경기 환경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술 기반인 이스포츠(비디오 게임)는 이 이슈를 먼저 기술로 해결하려고 했다.


이스포츠도 코로나19 시기에는 이동이 어려웠다. 서로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가서 같은 게이트를 사용했고 응답 속도를 고정했다. 블리자드는 북미팀 선수를 하와이로 이동시키고 도쿄 게이트로 들어왔다. 한국팀도 국내에서 도교 게이트로 들어가 경기했다. 응답속도를 일단은 맞췄기에 경기를 공정하게 하는 것은 가능했다. 다만 이는 속도를 맞추는 것을 실현한 것으로 이상적인 경기 환경이 조성된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환경이라면 응답속도는 7~8배는 빨랐다. 결국 같은 장소에서 경기하는 것과 같을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다.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축구 국가 대표팀은 다른 조의 유럽 팀 또는 남미 팀과 평가전을 갖는다. 평가전은 우리나라조에 속해 있는 다른 유럽 팀을 대신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반대로 상대 유럽 팀은 아시아 팀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 이스포츠에서 스크림이란 간단하게는 연습 게임이다. 평가전과 개념이 동일하진 않지만 예시로 활용해 이해를 도울 수는 있다. 스크림을 통해 팀은 비시즌에도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보통은 같은 지역에 있는 다른 팀을 스크림 파트너로 구한다.


국제무대가 펼쳐지는 시즌이 되면 해외 파트너를 구한다. 이때 원활한 훈련을 위해 팀은 경기가 열리는 장소에 방문한다. 물리적인 거리를 좁히는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중요한 고려사항은 시차다. 타 팀들이 연습을 할 때 같이 맞춰서 연습을 해야 했다. 한국으로 부트 캠프를 오는 해외 팀은 국내 팀과의 스크림을 한다. 팀 훈련이 끝나면 솔로 랭크로 개인 역량을 강화한다. 한국 서버는 훈련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인터넷 속도가 빠른 것도 이유지만 국내 게이머들의 높은 게임 실력도 한 몫한다. 같은 시간이지만 양질의 게임일 가능성이 높기에 더 나은 연습 환경이 되게 되고 이 이유도 부트 캠프 구축에 근거가 된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의 앨런 베들리(Alan Baddeley)와 던컨 고든(Duncan Godden)은 서로 무관한 40개의 단어를 잠수부들에게 물속과 해변에서 학습하게 했다. 이후 물속과 해변에서 각각 시험을 치르게 했다. 결과는 단어를 학습한 장소와 시험을 치르는 장소가 같은 때가 그렇지 않을 때와 비교해 정답률이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론은 처음 학습될 때의 맥락 및 단서들이 있고 이후 회상을 시도할 때의 맥락 및 단서들이 이전 것과 일치하게 되면 성공적으로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이론의 이름은 상태 의존적 학습이다. 이 학습은 내적 단서가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근거한다. 상태 의존적 학습에 의한 결과를 상태 의존적 기억이라고 한다. 정서적 물리적 환경이 비슷한 경우 회상 시에 그 정보를 더 잘 기억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운동선수들은 상태 의존 학습이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현지 적응 훈련을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직관적이며 변수가 거의 없는 해결 방법은 팀이 현지 적응 기간을 넉넉하게 갖는 것뿐이다.  


국내 이스포츠 부트 캠프 사업은 2014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때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이미 공개되었기 때문에 미리 국내에 들어와 적응을 하고자 했던 해외 팀들이 있었다. 대략 그 시기를 기점으로 해외팀이 국내에 부트 캠프를 차릴 수 있는 재정적인 여건이 마련되었던 것으로도 판단할 수 있다. 다만 당시에는 부트캠프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지 않았다. 수요가 있어 누군가가 도와서 일이 진행은 되었으나 그것을 비즈니스로 인식하기는 어려웠다는 뜻이다.  


호텔과 협의하여 숙소 겸 연습실을 꾸며줬다. 식사와 관련된 서비스도 지원했다. 그 외로 필요하다 요청하는 부분에 대해서 최대한 대행을 했다. 이런 일에 특별한 전략이나 노하우는 없었다. 한마디로 별다른 경쟁력이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행 수준이 낮으니 유의미한 수익도 없었다. 서비스 품질이란 한국에 부트 캠프를 차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 근거 제시다. 그런데 최근에는 달라질 여지가 생겼다. 산업이 성장하면서 더 많은 팀이 부트 캠프의 필요성에 대해 인지했다. 또한 그동안 쌓인 경험으로 인해 어느 부분에 대한 체크가 필요한지 다수 공유 되었다. 에이전시들이 출현해 활발히 활동 중에 있는 것도 하나의 근거다.  

  

이 부트 캠프 사업은 기본적으로 아주 큰 허들이 있다. 허들의 핵심은 스크림을 진행해 줄 국내 팀의 확보다. 해외 팀은 한국에 가면 젠지나 T1과 같은 강팀과 원하는 만큼 연습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막연히 기대한다. 그러나 한국 팀들은 해외 팀을 위해 연습 시간을 할애해줘야 할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래서 부트 캠프 초기 때는 솔로 랭크(개인 연습)만 하다 가는 경우가 있었다. 이와 같은 경험을 가지게 된 팀은 한국에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변 팀에 이 경험을 전했을 수도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내지만 자국에 있는 것보다 못했다. 한 번쯤은 부트 캠프를 하기 위해서 한국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상태이면 꾸준히 한국을 찾을 수 없다. 부트 캠프 사업 관계자들은 국내 팀들이 유치 대상 해외 팀과 연습 상대만 되어주면 자신들이 더 많은 해외 팀을 국내로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누구를 위한 부트 캠프인가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다. 당연히 부트 캠프 사업자를 위한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업에 관계된 조직들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스포츠에서 친선전은 수익 실현이 목표다. 티켓을 팔고 중계를 한다. 해외 유명 축구팀의 아시아 투어는 일종의 팬서비스다. 올스타전처럼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경기를 한다. 그런데 부트 캠프는 친선전이 아니다. 스트림 파트너는 전략과 전술을 연습해 보는 상대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한쪽에게 대가를 받고 연습 게임을 해 주는 개념이 될 수도 없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다. 만약 돈을 받고 연습 게임을 해준다면 그 비용을 팀이 전부 지불해야 한다. 횟수로 계산을 할 시 지급 예상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보통 스크림은 하루에 3~5경기 내외로 진행한다. 부트 캠프 기간은 짧게는 2주 길게는 1달 정도 진행된다. 5게임 평균 20일이라고 한다면 100번의 비용이 필요하다. 더욱이 뚜렷한 목적이 없는 시합에 열심을 다할 가능성은 없다. 더욱이 스크림 스케줄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팀이 스크림을 하는 이유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의미한 스크림만 반복해야 한다. 결국 돈을 들일 수도 없고 들인다고 해도 연습이 제대로 되지도 않으며 억지로라도 해보려도 해도 (대상 팀의) 기회비용 때문에 될 수도 없다. 


스크림은 팬서비스 성격이 없다. 공개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 아니다. 방송이 되지도 않고 티켓을 팔지도 않기에 아무런 수익도 발생하지 않는다. 목표는 오직 연습 경기로 인한 실력 향상뿐이다. 따라서 반드시 서로의 필요에 기반해야 한다. 대상 국내 팀도 부트 캠프 팀도 동일하게 국제 대회 출전이 예정되어 있다면 언급한 바와 같이 소중한 연습 시간을 조금이라도 낭비할 수 없다. 결국 한번 캠프를 결심하는데 비용이 적지 않게 예상되는 가운데 체류 외로 추가 지출 비용의 부담이 크다면 캠프의 매력은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다.


리그가 부트 캠프를 위한 전략적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다. 국내 팀들도 해외 스크림 파트너가 필요 없지 않다. 부트 캠프를 희망하는 팀과 국내 팀이 상호 정보를 교환하게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팀은 캠프 일정을 공유할 장소를 얻게 되고 흥미가 있는 국내 팀은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이는 스크림 수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스크림 일정을 캠프 시작 전에 확보할 수 있다. 투자 대비 효과가 예상된다면 캠프의 결심은 쉬워진다. 스크림외로도 커뮤니티 내에서 캠프에 관한 기타 여러 질문도 할 수 있다.


리그는 이 일을 에이전시를 활용해서 진행할 수 있다. 에이전시들은 이미 다양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누가(팀) 언제(시기) 부트 캠프를 고민하는지 알 수 있다. 구축된 시스템을 에이전시에게 열어준다면 참여하기를 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번 참여하면 이후에는 에이전시들이 경쟁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부트 캠프의 품질은 높아지고 단가는 낮아지게 된다. 팀은 에이전시를 전속 사업 파트너로 지정할 수 있다. 팀들은 리소스는 적게 들이면서 원하는 결과는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트 캠프는 사업성이 있다. 해외 팀이 우리나라를 찾는 것은 메리트 있다. 이 메리트를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많다. 팀이 오면 체류를 한다. 체류를 하면 팀이 가진 팬덤을 이용해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지금 현재 누구도 하지 않는 것뿐이다. 이 사업은 오는 팀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로 인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는 팀들과 함께 신규 비즈니스를 수행함으로써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본래 불러야 할 수 있는 것을 안 불러도 오기에 메리트이고 활용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다.


팀은 체류 기간 동안 프로모션 활동을 할 수 있다. 티켓, 굿즈, 중계권 판매 등의 수익 활동을 할 수 있다. 국내 팬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수익 활동을 전개한다면 캠프 비용이 보전된다. 이런 활동에는 국내 팀과의 콜라보도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벌어들이는 수익만큼의 체류 부담이 줄어든다. 특히 에이전시는 평소에 여러 팀들과 대화를 이어가기에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스포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도 한 몫한다. 더불어 팀을 위한 교육, 교류, 관광 등의 서브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도 있다.  


끝으로 이스포츠에서는 평가전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 LoL 국가 대표팀이 출국 이전에 진행했던 평가전이 사실상 첫 유의미한 평가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피파는 정해 놓은 규정 내에서 평가전을 허용하고 있다. 월드컵의 흥행과 구단 수익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국제 대회 출전 전에 국가 대표팀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대회의 대한 기대감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평가전은 리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


캠프 시설


단순하게 생각하면 비행기 타고 날아와 숙소에다 짐 풀고 곧장 연습실에 가서 훈련하면 될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다. 물론 일단 시차 적응을 해야 한다. 어쩌면 시차 적응은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해소되는 거의 유일한 이슈일 수 있다. 입에 맞는 음식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 숙소를 정하지 않고 오는 경우는 없으니 근처 식당들을 미리 검색해 뒀을 수 있다. 로컬 종목사, 파트너사 등과 여러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통역 등의 리소스와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아마 대부분 이 정도까지는 생각했을 수 있다. 


어쩌면 이런 이슈들은 현지에서 어째 어째 해결할 수 있다. 대부분 조금 불편하거나 번거롭거나 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이슈가 있고 안 되는 이슈가 있다. 시설은 안 되는 이슈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까다롭다. 팀은 부트 캠프를 올 시 연습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제일 많다. 가장 중요한 일을 그곳에서 한다. 자국에 있는 베이스캠프와 비교할 때 최소한 비슷해야 한다. 질 낮은 환경에서 훈련해야 한다면 만족스러운 성과가 기대되기 어렵다. 캠프를 오는 이유 자체가 사라진다. 


호텔 등은 숙소로는 좋지만 연습실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런데 불가능하지는 않다. 어쩌면 그게 문제다. 연습실의 시설은 프로가 사용하는 수준에 준해야 한다. 이스포츠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은 사업자가 부트 캠프 사업을 진행할 때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인터넷이 되고 컴퓨터가 있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대부분 판단한다. 호텔에 전화해서 인터넷이 되는 비어있는 장소가 있는지를 묻는다. 팀은 떠나기 전에 사업자로부터 들었던 내용과 실제로 한국에 와서 눈으로 보는 준비가 너무 달라 당황한다. 게임 자체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럴 거면 마음 편한 베이스캠프에서 연습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 순간 캠프의 매력은 사라진다.


부트 캠프를 오는 팀은 미리 점검해야 하는 것을 잘 모른 경우가 많다. 팀도 캠프 경험이 많지 않다. 팀 내에 전문가도 없다. 대부분 캠프를 오는 곳의 환경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은 거의 없다. 단 한마디의 현지어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사업자가 나와 같은 수준의 이해력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쉽게 생각한다. 사업자가 연습실과 같은 시설은 한국에는 구할 수 없다고 하면 대부분 그저 그런가 보다 한다.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았어도 정확한 컨디션을 체크할 수 없다. 아직 확정이 안된 사업에 대해서 미리 사전 세팅을 해보고, 테스트 후 결과를 팀에 리포트를 하는 업무를 진행하는 사업자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연습실 공간 구성의 핵심은 선수 개별 공간의 크기, 인터넷 속도, 접속 환경 등이다. 특히 여러 대의 컴퓨터를 한 번에 사용했을 때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공유기와 허브, 그리고 랜케이블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의자 등의 장비는 게이밍 전용이거나 그에 준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사업자가 스스로 알 수 없거나 제공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해는 할 수 있다. 모두 정보가 없어서 생기는 문제다. 


그러나 가진 역량 안에서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구성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 일종의 논리가 될 수는 없다. 피해는 한국을 찾는 해외 팀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절을 했어야 하는 일인지 조차도 몰랐던 것이 문제다. 다만 알아본 바와 같이 여행사와 같은 유관 분야 사업자가 충분히 도전해 볼 영역은 맞다. 다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바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책은 부트 캠프로 활용할 있는 준비한 시설들을 알아봄으로써 위에서 확인한 이슈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를 생각해 본다.


먼저 부트 캠프 장소로 상설 경기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기장은 주 경기장과 보조경기장으로 나눠져 있다. 보조경기장은 대규모 참가 인원을 한 번에 소화하기 위한 예선전 장소이다. 형태는 흡사 PC방을 방불케 한다. 고사양의 PC와 안정적인 인터넷과 익숙한 장비 등이 미리 갖춰진 장소다. 경기장은 대부분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교통 편의성의 뛰어나다. 팬 미팅과 같은 프로모션 활동이 예정되어 있다면 이동이 필요하다. 숙소, 식당, 유흥 활동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넓다. 상주 인력도 있다. 대중교통 이용 방법, 환전, 전화 개설, 관광, 물건 구입 등 체류 전반에 대해 조언과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스포츠 트레이닝 센터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다. 현재는 경기도에서 두 곳(판교, 광명)을 운영 중이다. 구조는 연습실과 거의 같다. 시설의 목적이 이스포츠 팀의 훈련이다. 부트 캠프는 애초에 시설 운영 취지에 부합한다. 공공 기관이 운영 주체이기에 시설을 관리하는 상주 인력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이스포츠 명예의 전당도 비슷한 성격이다.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훈련 장소로 활용했다. 아카데미도 있다. 연습실과 같은 수준의 환경이 구축되어 있다. 대부분의 아카데미는 도심에 위치해 있다. 숙소 등의 선택 옵션과 도움을 줄 상주 인력 등의 컨디션도 경기장과 같다. 


학교도 확인 가능하다. 이스포츠 학과가 있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부트 캠프를 유치할 수 있다. 환경은 위에 언급 한 장소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도심 외곽에 위치할 수 있고 상주 인력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 끝으로 스포츠 시설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북유럽 이스포츠 아카데미(The Nordic Esports Academy)에 관련한 기록이 있다. 핀란드에 있으며 Vuokatti Ruka 스포츠 아카데미와 Kajaani 대학의 응용 과학과가 함께 설립했다. 설립 위치는 올림픽 팀 겨울 스포츠 팀이 훈련하는 곳이다. 겨울 스포츠 특성상 여름 시기의 시설 활용도가 낮았다. 부트 캠프 참가자를 대상으로 CS:GO 대회도 진행했다. 


북유럽 이스포츠 아카데미 COO인 노엘은 첫 부트 캠프와 토너먼트 행사의 시작 시점에서 국가적 관심을 기대한다며 핀란드는 2016년 12월 이스포츠 훈련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으로 선언했다. 2017년에는 전국적으로 더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스포츠 훈련의 공식적 인정의 의미는 스포츠 활동으로의 게이밍이라는 뜻을 내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동계 올림픽 시설과 리조트에서 부트 캠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워터 파크 내에서 스타크래프트2 대회를 개최한 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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