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장난감 공방
돈이 있어도 없어서 못 구한다는 오큘러스 퀘스트 2는 가격에 비해 놀라울 만큼 신기한 가상현실을 보여줍니다.
https://brunch.co.kr/@matthewmin/182
그런데 가만 보면 어떻게 이렇게 저렴하게 만들었는지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는데
이 까끌까끌한 폼이 그렇지요. 가상 현실을 탐험하는 거친 도시남에게 딱 맞다고 아무리 레드썬을 외쳐도 이 스펀지에 흡수되는 땀은 내땀인데도 짜증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진작에 영겁의 택배를 기다려 구한 실리콘 커버를 사용했습니다.
긴 이어폰 줄도 돌돌 감아 숨기기도 했구요. 하지만 노래 가사처럼 쩍하고 붙었다 떨어지는 썸뜩함과 얼굴이 뿜은 기름에 번들거리는 커버를 보자니 이게 최선이었나 싶기도 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오리지널 스폰지 폼이 피부 발진을 일으킨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땀에 그리 절여졌는데 피부 발진이 없으면 더 이상하겠지 체념하고 살았는데 페이스북은 그걸 걱정하는 사람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역시 대기업입니다. 처음부터 좋은거 넣지 원....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https://tickets.oculusvr.com/hc/ko/requests/new
불만을 등록할 수 있는데
불만중에 피부자극이 우려된다는 항목이 ‘마지막’에 나옵니다. 최근에야 추가한게 틀림없습니다.
선택하고 나면 긴 양식이 이어지는데 *표시된 곳을 입력합니다. 제품 시리얼 번호는 컨트롤러 배터리 커버를 벗기면 찾을 수 있습니다. QR코드와 함께 엄청 작게 인쇄되어 있는데 QR을 찍어도 같은 번호가 나오내요.
신청후 며칠을 기다리면 링크가 딸린 메일을 받게됩니다. 링크를 따라 안면폼을 장바구니 담으면 가격이 $0.00이 되지요. ‘오 역시 대기업은 달라!!!’를 외치며 주문 수량을 바꾸면 돈을 내야합니다.
그리고는 잊으세요. 실제 물건이 오는데는 엄청 오래 걸리거든요. 중국 택배의 영원한 기다림을 다시 인고해야 합니다. 그래도 옵니다.
나는 낸 적없는 택배비도 무료는 아닌듯해요. UPS를 통해 배달되었고 발송지는 켄터키에 루이빌인 걸 보면 말이지요.
페이스북이 아니라 서드파티 제품입니다. 깔끔한 포장이 공짜라는 후광을 입어 반짝입니다.
밸크로가 있는 플라스틱 조립부와
인조 가죽으로된 폼이 2개나!!!!!! 있습니다. 두께가 다릅니다. 나는 작은 얼굴이 매력이라며 두꺼운 폼을 선택하면 혈액 순환을 방해해서 머리가 더 작아질지도 모르겠네요.
코로 들어오는 빛을 막기 위한 커버도 있습니다. 때어낼 수도 있고요. 기본 안면폼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고급집니다. 온실의 화초처럼 소중히 관리한 피부에 이 정도 레쟈은 필요한 법입니다.
가장 궁금한 착용감입니다. 저에게 꼭 맞습니다. 푹신해서 어느 한 곳에만 집중적으로 눌리지도 않고 장판 마냥 쩍 달라붙었다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인조라도 가죽이라서 땀에 번들거리지도 않고요. 푹신한 가죽 쇼파 같은 기분입니다.
이제 누가 다가와 뒤통수를 때려도 모를 가상현실이 조금 더 안락해졌습니다.
아시는 분은 이미 신청하셨겠지만 지금은 그리 빨리 처리되지 않는 듯해요. 회사에서 사용하는 오큘러스 퀘스트 2도 신청했는데 접수 메일만 받고 아직도 주문 링크를 받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