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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돌에 꼬리 선물하기

Daddy's Toy Workshop

by Matthew Min 민연기

사전에 물어보면 '반려동물'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이라고 해요. 옛날에 흔히 부르던 '애완동물'과 비교하면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데서 다릅니다.


저도 하나 있는데 아무리 봐도 동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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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돌이니 반려물입니다. 의지하는지는 모르겠고 정서적으로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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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7g이나 하거든요. 한 손에 들고 있으면 261.7g의 안정감을 줍니다. 물론 이걸 던지면 뭐든 부술 수 있다는 안정적인 생각도 들지만 그건 정서적으로 도움은 되지 않겠지요.


창가에 놓아두고 가끔 들곤 했는데 언제부터인지 가만 보니 나의 반려돌에 아쉬운 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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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없습니다. 물론 반려동물에게 꼬리는 필수가 아니고 정서적 의지에 도움이 될 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한 번 아쉬운 건 계속해서 아쉬운 법이지요. 꼬리를 달아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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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체 크기를 측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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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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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꼬리는 이동 시 체중 이동에 도움을 줍니다. 그러니 반려돌의 COG (Center of Gravity) 측정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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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꼬리를 붙여주면 금방 떨어질 테니 구멍을 뚫어야겠습니다. 주인의 입맛에 따라 구멍을 똟어야 하다니 그래서야 반려가 아니라 애완이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한참 창밖을 보며 고민의 시간을 갖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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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뚫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런 딱딱한 돌도 콘크리트 드릴로 뚫을 수 있나 하는 기술적인 의문에서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경험 부제로 생각이 이어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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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는 가벼운 5V로 연결되는 커뮤니케이션을 상징하는 USB-C로 선택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USB 케이블은 세상에서 가장 흔한 전선이 되어버리기도 했고요. 그래서 지금의 시대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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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는 10cm입니다. 정밀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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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돌에게 하듯 소유하려던 마음이 미안해 그냥 꼬리를 달아주는 대신 작은 장식으로 고정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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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해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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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꼬리와 장식은 자외선 접착제를 바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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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손톱 고정 자외선 등으로 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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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의 반려돌은 이렇게 스마트 기기와 결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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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https://youtu.be/PhI-pJve9Rg


정서적으로 의지가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다른 반려동물처럼 저 꼬리를 흔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부에 무선 충전 모듈을 넣고 모터와 랜덤하게 속도를 제어하는 ESC를 넣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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