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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Min 민연기 Jul 12. 2022

동글동글 타이타닉

Daddy's Toy Workshop

프라모델을 사놓고 탑처럼 쌓아두는 것을 프라탑이라고 해요. 아마도 어릴 적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 때문에 생긴 탑이겠지요. 저도 그렇게 미련을 잔뜩 쌓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참이 지나 미련이 넘칠 때 즈음에 하나씩 꺼내서 한참을 만들곤 합니다.


https://brunch.co.kr/@matthewmin/191


아마 지난 크리스마스에 아이들 장난감을 고르다가 내 것도 살짝 끼워 넣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Meng 모형의 동글동글한 타이타닉입니다.



저는 묘하게 동글동글한 모형이 좋아합니다. 거기에 얼마 전 레고에서 출시한 타이타닉은 그렇게 멋져 보였지만 함부로 지갑을 열 수 없는 가격에 살짝 상처받기도 했고, 때는 마침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고, 그래서 가볍게 마신 와인이 무겁게 되어버렸습니다. 이 모든 상황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이미 쌓아둔 프라탑에 한 칸이 더 올라간다고 해도 납득이 되는 상황이 됩니다.



Meng 모형은 생긴지 얼마 되지 않는 중국 메이커라고 하는데 뭐든 싸다는 중국 제품이라고 하기에 20불이 훌쩍 넘는 제법 비싼 가격입니다. 저렇게 플라스틱 한 줌이 전부거든요. 하지만 가격에 걸맞은 디자인과 품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재미있게도 갑판의 나무를 표현하는 추가 부품을 별도로 판매합니다. 얇게 가공한 나무를 레이저로 모양을 냈습니다.



큰 부품만 포개면 손바닥에 올라가는 작은 크기에 동글동글한 모양이 타이타닉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Meng 모형은 독특한 기획의 밀리터리 모형이 주목받고 있는 듯한데 하세가와의 달걀 비행기에 영향을 받은듯한 귀여운 밀리터리 모형 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atthewmin/192


어떻게든 달걀 모양을 유지하려고 고집하던 하세가와 제품과 달리 귀여우면 그만이지라는 디자인 때문에 어떤 제품은 더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탱크나 항공모함 그리고 이렇게 타이타닉까지 있어요.



디테일은 생각보다 꼼꼼합니다. 갑판을 표현할 추가 부품도 있을 정도니까요. 플라스틱 색깔도 조립만으로 최대한 원래 모습을 재현하도록 부품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는 결국 침몰해 버렸지만 이렇게 탈출 보트도 있고요.



객실에 창문을 위해 슬라이드 금형까지 사용되었습니다. 플라스틱 부품은 붕어빵처럼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렇게 옆면에 구멍을 만들려면 설계가 복잡해지거든요.


비록 통통해졌지만 그런 모형일수록 실물이 가진 디테일을 잘 살려야 합니다.



방향 키나 아래쪽 선실도 비슷합니다. 프로펠러는 나중에 금속으로 표현해야겠네요.



앞뒤가 짧아졌다고 굴뚝을 생략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타이타닉에서는 마지막 굴뚝이 동작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모형에도 굴뚝 하나는 막혀있네요. 꼼꼼합니다.



모양은 많이 왜곡 되었지만 중요한 모양은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도 실제 타이타닉을 본 사람이 더는 없을 테니 원래 이런 거라고 우겨도 되지 않을까요?



다른 모형 갑판 예보다 더 더럽더라도 말이죠.



구명보트는 더 아기자기합니다. 아직 만들기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이런 작은 모양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마 이쯤에서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이 서로 만났겠구나 상상하면서요.



볼륨이 작지만 이렇게 금색 스티커에



설명서까지 컬러입니다. 디자이너의 꼼꼼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죠. 물론 그만큼 품질이 좋은지는 만들어 봐야 알겠지만요.


https://youtu.be/kuNMw4d1N-I


아마도 한참을 어쩌면 1년 넘게 아주 조금씩 만들겠지만 정말 재미있을 거 같아요. 그전에 오래전 영화 [타이타닉]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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