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s Toy Workshop
드론과 아날로그는 영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저는 얼마 전까지도 아날로그를 사용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요 드론을 제어하는 기술은 디지털이지만 드론에서 보내는 영상은 아직까지 아날로그 방식이었던 거죠.
그래서 드론을 날리면 꼭 이렇게 아주 옛날 텔레비전처럼 나옵니다. 물론 이 영상 송신 시스템도 이미 디지털이 있지만 신호가 늦게 들어온다는 둥, 전파가 약해지면 화면이 멈춰 버려 위험하다는 둥 이런저런 핑계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가격이 비쌌고 지갑은 건조했지요. 드론 카메라와 영상 전송 시스템도 새로 사야 하지만 그 영상을 보는 고글 시스템도 새로 사야 하고 기왕 이렇게 된 거 조종기까지 새로 장만하자니 큰 결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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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출장 가면 관세라도 아껴 장만해야지 맘먹다가 코로나로 한없이 미뤄졌어요. 결국 새 제품이 나오고 나서야 디지털 시스템으로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새로 장만한 Avata 드론이 꽤 무거워서 날리는 즐거움이 옛날 같지 않아서 새로 나온 O3 에어 유닛을 사볼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디지털 시스템을 만든 DJI에서 Avata와 함께 출시했던 고글과 조종기를 이전 버전 디지털 영상 시스템과 호환이 되도록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새로 나온 O3 에어 유닛이 훨씬 좋은 화질에 화면 안정화 기능도 있지만 이걸 쓰려면 4셀 이상 전원에 크기와 무게도 제가 좋아하는 3인치 프로펠러 드론에는 쓰기 힘들었거든요. 이전 시스템에 크기도 작고 더 전력 소모도 작은 비스타라는 소형 모듈을 써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화질은 720p입니다.
런캠에서 지난가을에 출시한 Link Wasp입니다. 카메라만 새 제품이고 영상 송신 시스템은 기존에 Vista입니다. 작은 크기지만 제가 사용하는 Karearea TiTi 프레임에는 아직 여전히 큽니다.
일단 분해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쳐다봐도 Vista가 들어갈 자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시스템은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에요. FC와 ESC도 그대로 남겨두지만
이 수신기는 필요 없습니다. Vista는 영상뿐만 아니라 조종기와도 연결되거든요.
물론 아날로그 카메라와 영상 송신 장치도 필요 없습니다. 떼어내고 보니 정말 간단하네요.
Vista는 조종 신호(SBUS), 그라운드(FC -), 정보 송신(TX), 정보 수신(RX), 전원 그라운드(PWR -), 전원(PWR +) 선 이렇게 5개나 전선이 필요합니다. 전원은 배터리에 바로 연결하고 나머지는 FC에 연결합니다. 그보다 높이가 13mm라 이걸 넣으려면 TiTi 프레임 개조를 피할 수 없네요.
프레임의 모양을 바꾸는 개조는 사실 좋은 생각은 아니에요. 이리저리 날기 위해 발생한 힘에도 휨 없이 단단해야 하는데 크기를 늘리는 개조는 튼튼하게 만들기가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미 Vista는 사 버렸고 이걸 써보려면 어떻게든 고민을 해야 합니다. 아니면 프레임을 새로 사면 되지만 이미 너무 고민이 깊어 그런 간단한 답은 생각해 보지도 못했어요.
속을 꽉 채워 개조 부품을 만들었습니다. 혹시 추락에 망가질지도 모르니 넉넉하게 4개 더 만들었습니다.
볼트가 고정되어야 하는 부분은 너트가 끼워지도록 해서 가능한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ESC와 프레임을 끼우고 원래 고정하던 너트와 ESC를 고정하는 너트까지 끼워집니다. ESC를 지지할 부품 역할도 함께 하죠.
기존에 ESC를 지지하던 부품보다 더 단단할 거예요.
대신 높아진 부품들을 하나로 연결할 아주 긴 볼트가 필요하게 되었어요. 흔하지 않은 부품이라 상당히 비쌌지만 이미 열린 지갑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냥 새 드론 프레임을 사는 게 더 저렴했을지도 모르지만 이 드론 개조를 어떻게든 성공할 겁니다.
ESC 위로 Vista가 올라가고
그 위에 FC를 올리기 위해 Spacer를 넣어줍니다.
FC까지 올리고 나면 크기가 꼭 맞습니다.
이렇게 완성한 디지털 TiTi는 172.2g입니다. 등록이 필요한 250g 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이제 DJI Asistant 2라는 프로그램으로 Vista를 활성화하고 업데이트합니다. 업데이트하는 동안 열이 상당해서 종종 꺼지기도 하나 봐요. 아예 선풍기를 틀고 하라고 하네요.
드론의 설정은 다른 레이싱 드론처럼 Betaflight로 합니다. 한동안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이참에 새 버전으로 올려주었습니다.
Vista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조종기와 연결하는 포트 외에 정보 전달을 위한 포트가 하나 더 필요합니다.
늘어난 무게도 PID 조정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라서 기존에 값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인이 필요 것이 있는데 CLI 탭에서 set sbus_baud_fast를 입력해서 on 인지 off 인지 확인이 필요하네요.
off 이면 고글에서 프로토콜을 표준으로 설정해 주어야 합니다.
다른 것은 Betaflight 설정과 다르지 않은데 OSD 화면도 HD로 나오는 게 신기합니다.
물론 OSD에 정보는 Vista에 연결된 TX, RX 선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그걸 설정하려면 CLI에
set osd_displayport_device = MSP
set vcd_video_system = HD
를 입력해야 합니다. Betaflight 4.4에서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물론 나가기 전에 save를 입력해서 저장해야 하고요.
이제 날리러 넓은 밖으로 나왔습니다.
세상이 선명해졌어요. 좌우 비율이 아바타 보다 좁지만 원래 아날로그도 그랬으니까 괜찮아요. 앞만 보고 달리는 말이 된 기분도 들고요.
갑자기 세상이 선명해진 덕분에 비행이 무서워졌고 이상하게 없던 멀미도 느껴집니다. 하지만 하늘에서 보는 세상이 더 아름다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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