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섬세하고 고귀한 사랑이라는 마음

by maudie

관크에게 당해 영화의 중간중간의 장면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조만간 이영화를 다시 봐야겠다. 그전에 이 영화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이 있다면, 한 번쯤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주 미미한 스포가 있을 수 있음.)


나는 사실 눈의 여왕이라는 작품의 내용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예고편도 보지 않고 보기로 결정한 영화 블라인드. 어떤 스포도 당하고 싶지 않아 포스터 하나만 보고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를 보고 나서 눈의 여왕이라는 동화를 알고 있었다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기 전 그 작품을 보고 보면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가 눈의 여왕과 비슷하다고 한다.


영화가 시작되고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가 먼저 시작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청년의 이야기. 보통 사람이 아프다거나 불편한 것이 있으면 굉장히 예민해진다. 타인의 호의도 호의로 보지 못 할 정도로. 그렇게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만나 조금씩 변화한다.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에 그의 세상이 바뀌었다. 여자 주인공은 그 이전의 도우미들과 달리 남자 주인공이 혼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돕는다. 남자는 점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다. 그렇게 둘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이 남자가 시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에, 여자는 자신을 볼 남자가 두려워 떠난다. 남자는 수술이 된 후에 그 여자를 찾지만 만날 수 없었다. 우연히 만나지만 역시 돌아오지 않았다. 후에 여자가 생각했던 두려움에 대해 알게 된 남자는 다시 세상을 보지 않기로 한다. 진정한 사랑은 눈을 멀게 한다는 이야기다.


영화를 보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참 대단해 보였다. 눈이 먼 사랑이 반대로 눈을 멀게 할 수도 있다는 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같은 상황에 내가 놓인다면 나는 남자 주인공과 같은 선택을 과연 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생에 가장 소원이었던 일을 버리고 그 사람을 택할 수 있을까. 과연,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이런 사랑이 존재할 수 있으니 이런 이야기가 있는 거겠지 싶다가도 이런 사랑이 존재할 수 없으니 이렇게 대단해 보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복잡한 마음과 생각이었다. 다시 이 영화를 보면 또 다른 이야기를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이라는 건 뭘까. 불가능을 가능케하고, 가능했던 일이어도 사랑을 위해 불가능을 택한다는 것. 쉽게 정의할 수 없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듯하다.


감독과 배우는 영화를 보는 내내 이렇게 섬세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섬세하게 이야기를 그려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크들에게 공격당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섬세하게 그려냈다. 잔잔한 영화에 흥미가 없다면 조금은 지루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되면 한 번쯤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가 있다면, 바로 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장면 장면을 놓쳤기도 하고, 또 다른 장면과 생각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있는 영화라 나는 한번 더 영화를 볼 계획이다. 아마도 보지 못한 장면들이 또 다른 생각을 불러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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