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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Nov 17. 2020

이별 그 후

그리움과 모순

너랑 헤어지고 너를 참 많이 미워했어. 그렇게 힘들어하던 내게 따뜻함을 보여준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어. 어쩌면 보란 듯 잘 지내는 너 없는 나를 보여 주고 싶었었나 봐. 근데 그렇게 어린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큰 상처가 됐고, 속된 말로 쓰레기를 만나고 나니까 너에 대한 그리움이 그 이전보다 훨씬 더 큰 덩어리가 돼서 나를 덮치는 거야. 예전에는 참아지던 그리움이 지금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짙어지는 거야. 이런 마음으로 너를 그리워하는 내가 참 어리석고 초라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더라. 미워했던 마음이 참 미안해졌어. 그냥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야. 답답한 마음이 꼭 체한 것 같다. 이런 부끄러운 마음까지는 네게 들키고 싶지 않은  완전한 모순이지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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