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당신의 시간을 살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내가 다시 무너지지 않도록.

by maudie

당신이 없는 게 익숙해지는 일 따위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흐른 시간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어요. 익숙해지고 있나 봐. 나이를 먹으면 조금 더 성장한 내가 그때의 나를 다독여준다는 말이 맞는 건가 봐. 괜찮아지기 시작했어요, 정말. 당신이 없는 시간이 아프지만은 않은 것 같아. 내가 떠나라고 놓아줬지만, 내내 그리움에 우는 일말 곤 할 줄 아는 게 없었어요. 당신을 다시 찾으려고도 해봤는데, 당신을 보내던 그때 다시는 당신과 어떤 연락도 닿을 수 없게, 후회할 일 만들지 않게. 흔적이란 흔적은 다 지웠더라고요, 그때의 내가. 어쩌면 그 덕분에 괜찮아지고 있는지도 몰라요. 당신이 없어도 괜찮다는 걸 알아가고 있는지도 몰라요. 혹시라도, 그럴 일 없겠지만 정말 혹시라도 길을 가다 마주친다면 당신의 시간에 마치 내가 단 한 번도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지나쳐줘요. 나를 몰랐던 사람처럼. 아니 앞으로도 알 일이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내 시간에만 남겨둘게요. 당신이란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은. 그러니 당신은 당신의 시간을 살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내가 다시 무너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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