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인데.. 어디 가서 피죽도 못 얻어먹은 꼴을 해가지고 슬픈 얼굴로 쪼그리고 있던 너. 추운데 엉망진창인 피부병은 잔뜩 안고 여기저기 눈치 보면서도 도망칠 힘도 없어서 쪼그리고 한참을 나를 보던 너를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나는 그대로 다시 편의점으로 들어가 고양이가 먹는 참치캔을 하나 샀어. 사장님은 앞에 고양이 줄 거냐고 내게 물었지. 너에게 줄 거라는 내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나무젓가락을 챙겨주시며 '쟤는 섞어줘야 먹어!'라고 하셨어. 조금 거친 말투를 하고 계시는 편의점 사장님이 늘 조금씩 너를 챙긴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괜히 너를 잘 아시는 것 같은 마음에 내가 다 감사하더라. 내내 너를 보면서도 겁이 몹시 많고 알러지가 있는 나는 한 번도 챙겨주지 못했는데 그날은 차마 그대로 지나치지 못하겠더라. 알러지 때문에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캔을 섞어 살짝 내려놓고 나무젓가락으로 슥 밀어줬는데 너는 그런 내가 무서웠는지 눈치 보느라 차마 먹지 못하고 쳐다만 보기에 멀리 비켜났어. 시력이 그닥 좋지 못한 나는 내내 네가 먹는 모습 한번 보고 싶은 마음에 걸음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핸드폰 카메라로 확대를 해서 몰래 지켜봤어. 끝내 먹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지만, 잠시라도 내가 너의 배고픔을 달랠 쉼이 되어주었길 바라. 부디 아프지 말고 지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