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을 넘어 무의식이 잠재한다.
나는 글을 쓸 때, 생각이 멈추면 글도 멈춘다. 생각이 떠드는 대로 옮겨 쓴다. 그래서 사실 내 이야기는 항상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생각이 나는 그대로를 옮겨담다 보니 생각이 멈추면 글도 멈춘다. 어떤 사람이 주제를 하나 던져 그걸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나는 참 신기하다고 생각을 했다. 주제라. 나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나. 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끝맺은 적이 있었나. 글의 시작점과 종료점이 달랐다 나는 늘. 이상하게도 늘 그랬던 것 같다. 의식의 흐름. 아니 그 이상의 무의식의 흐름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내내 신기하고, 또 존경스러웠다. 내가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하는 것을 보고. 감정과 감성이 던져지는 그 지점에서 혼자 두둥 떠있는 정도랄까. 내 문장은 딱 그 수준인 것 같다. 무슨 기분으로 이 글을 썼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 이야기를 했어?라고 누군가 내게 질문을 던진다면, 사실 나는 설명을 할 용기가 없다. 내 이야기는 분명히 내 머리에서 나온 게 분명하지만, 나도 아직 해석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해를 바라는 일은 생각보다도 어렵다. 나를 이해해 주세요.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 이런 이야기들을 뱉어내고 있고요,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어요.라고 하기에는 너무 줏대 없고 너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탱탱볼 같다. 어디로 튈지 미리 예상하는 일 따위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어울리는 건 둘째치고 예상을 할 수도 없다. 나도, 나조차도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는데, 뭐라고 이해를 시키겠냐는 말이다.
나의 이야기의 대부분은 나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겠지. 아무래도 내 머릿속이니까. 하지만 내 머릿속은 생각보다도 정신없게 섞여 있어서, 나 자신조차도 한 번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다. 때마다 튀어나오는 것들을 그저 주워 올뿐. 이런 얘기들을 하면 다들 신기해하더라. 응 그래, 나도 신기한데 너네는 어떻겠니.
이해가 안 되면 이해를 하지 말지. 이해가 안 된다고 오해를 하다니. 조금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내 그 오해 엣 헤어 나오지 못하는 중이다. 꾀나 충격이었나 보다. 최근에 나를 오해하던 그 사람의 말이 내내 목에 감긴다.
내 글에는 계획도, 생각도, 목적도, 이유도 없다. 그저 갑자기 바람처럼 스치는 하나의 먼지 같은 것. 내가 바라는 건 그저 나의 글을 읽고 나의 문장을 보고 각자의 해석으로 그저 각자의 마음에 울림이 있길 바랄 뿐. 이해를 바라지 않는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할 뿐. 내가 무슨 이유로 돌려서 저격을 하겠는가. 나를 도대체 어떻게 생각한 걸까, 그 사람은. 나는 웃는 얼굴에 침 뱉는다. 나는 할 말 다 하는 사람이다. 돌려서 까지 않는다. 대놓고 깐다. 면상에 대고 물 뿌리는 일을 찰지게 하는 편이다. 마음이 약해지지만 않는 다면 말이다.
험담보다는 앞담화를 좋아한다. 싫으면 대놓고 이야기한다. 문제가 있으면 대놓고 이야기하고 바로 잡으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바로 잡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선에서. 굳이 오해를 푸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도, 가치가 있어야 하는 편이다. 그 외에는 그냥 버린다. 그만큼의 시간 동안 나도 노력이라는 걸 이미 했겠지. 손 쓸 수 없다면 손을 떼는 게 맞는 거니까. 굳이 애쓸 필요가 있나 싶다. 나를 잔뜩 오해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오해하지 말라고 한다고 오해를 멈추지는 않을 테니까.
강력한 예로 들면,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이 들면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고집불통이라는 얘기를 듣긴 하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내가 맞았다고 이야기를 해오더라. 결국엔 맞다고 생각한 일에 아니다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오해를 누군가 하려고 하면 오해를 풀어주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노력에도 잔뜩 오해한다면 그냥 버리는 게 맞는 거다. 결국 오해였다는 걸 스스로 깨닫고 내게 고개 숙여 사과를 한다고 해도, 이미 그건 끝난 거니까.
나는 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싶을 때 나의 문장은 끝이 난다. 뭘까. 뭐였을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뭐였을까. 내내 잔뜩 꼬여버린 머릿속을 더 헝크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럴 땐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노래를 듣는다. 가만히 아주 가만히. 커피를 한잔한다. 나를 완전히 버린다. 그러면 또 새로운 문장이 내게 온다. 그러면 나는 또 그것들을 주워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