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해석하는 일

나는 나를 할퀸다.

by maudie

지난밤 나는 멍 하게 있다가 갑자기 5분 만에 글을 썼다. 그러고 잠이 들었다 깨서 올려놓은 문장을 다시 정리했다. 새벽에 쓴 글이었는지 어쭙잖은, 완성되지 못한 문장들이었다. 왜 저렇게 썼을까? 싶었다. 그런 글에 댓글이 달리고 피드백이 왔다. 아침 일찍이 출근하는 친구에게 미리 보내 놓았는데, 친구가 밑줄을 그어 내게 보내줬다. 문장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


무슨 생각으로 글을 쓰는 건지 사실 나도 잘 모른다. 누군가가 해석을 해서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고 이야기를 할 때면 사실 너무너무 감동이어서 말문이 막힌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글을 쓴 것이 분명할 텐데. 사실 나조차도 내 머릿속을 잘 몰라서 내 문장을 해석해야 한다. 그역 시도 다른 사람과 다른 해석을 하게 마련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써놓고 사실 잘 모른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는 걸까 나는. 그냥 쓰다 보니 그런 문장이 페이지를 이룬 것뿐인데. 피드백이 오면 하루 종일 그것들을 곱씹는다. 그리고 다시 읽어본다. 나는 어떻게 해석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으로, 내가 쓴 글을 내가 다시 해석한다. 밤이 만든 글을 낮이 해석하는 것, 또 낮이 만든 글을 밤이 해석하는 것. 나는 밤의 나와 낮의 나로 다른 해석이 가능한 사람임을 다시 느낀다. 자아가 몇 개일까 하는 생각도 역시 같이 든다. 나는 누굴까.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기에 이렇게 텅 빈 마음으로 문장을 뱉는 걸까. 아니, 텅 빈 게 아니라 너무 가득 차있어서 나조차도 어떤 게 어떤 건지 풀어내지 못하는 것뿐인 걸까.


내가 나를 해석하는 일은 참 어렵다. 왜 이런 문장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를 다 보낸다. 분명 내 머리와 마음에서 나왔으니, 그곳에서 해석을 해야겠지 싶다가도 결국 '에잇, 이게 뭐야.' 하는 실망만 가득하다. 글을 잘 쓰고 싶다. 분명하게 해석되는 글을 쓰고 싶다.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누가 나를 이해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 또 나는 나를 잔뜩 할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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