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갉아먹지 않도록.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by maudie

요즘 관계에 대한 생각을 참 새삼스럽게 자주 하게 되는 것 같다. 세상에 참 여러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느껴왔던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경험이 있어도 늘 새로운 것 같다. 나중에 돌아보면 자신의 곁에 남은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렇게 행동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세 번 나에게 선을 넘는 모습을 보이면 그냥 그대로 손절한다. 내게 그 사람과의 관계를 더 이상 이어나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 정을 주고 최선을 다해도 그 사람이 내게 선을 넘는 모습을 보인다면 내가 더 이상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으니까.


살다 보니 이런저런 영화 같은 일들을 너무 많이 겪어서 그런지 그런 관계에 대한 명확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너무 잘 알아서. 미련 없이 끊어내는 편이다. 어차피 후회는 상대의 몫이었다. 놀랍게도 늘. 후회를 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내어줬고, 너무 많은 것을 눈치채버려서 돌이키고 싶은 생각이 없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사람과 나 사이에 엮인 지인들은 모두 그 사람에게 등을 돌리게 되더라.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아주 자연적으로. 그래서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선을 다해 상대를 대하면 그 사람의 본성이 드러난다. 어떤 경우에도 피할 수 없더라. 그중에서 선한 모습이 더 강하다면 나는 여전히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나의 최선에 외줄 타기를 하려 드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 사람을 깔끔하게 포기한다. 언제고 이 철학이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것이야말로 가장 명확히 관계를 형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 같다. 점점 더 확실해진다. 그리고 지나간 사람에 아쉬워하지 않는다. 이미 나는 최선을 다해 나를 보여줬고, 상대에게 마음을 다 내어줬기 때문에 미련 따위 남을 수가 없다. 그리고 꼭 같은 이유로 같은 일을 당하더라. 내가 한 모든 말과 행동이 꼭 나에게 되돌아온다는 말을 믿게 된 것이 그 연유겠다. 관계에 미련을 두게 되는 건 언제나 상대도 내게 최선을 다했을 때만 해당되는 것 같다. 이제 그 나머지는 그저 나를 필요로만 했다는 것 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겠어서, 신경 쓰지 않는다.


아예 신경이 안 쓰인다면 말이 안 되겠지만. 그리고 누군가와의 다툼에서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고 한쪽의 말만으로 멀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간질에 성공한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주먹을 날려버리고 싶다가도, 감사해지곤 한다. 어차피 그 사람에게 나는 그런 사람일 뿐이다. 누군가의 말에 나를 그대로 져버리는 사람이라면 언제고 같은 이유로 나를 버릴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미련을 둘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대한 가치를 그 정도로 밖에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 두는 미련만큼 어린것은 없다. 누군가가 나와 다른 사람의 사이에서 양쪽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한쪽에 치우친다면 필시 그 사람은 언제고 나를 버릴 준비가 된 사람이니 연연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겠다. 그게 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분명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 곁에 진국인 사람 하나라도 남아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을 살아온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를 갉아먹는 사람에게 굳이 매달려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상처 받을 것이 두려워 나를 갉아먹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얇은 연처럼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말고, 그저 최선을 다해 상대를 사랑해주면 알아서 정리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고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때는 지금까지 처럼 최선을 다해서 앞으로도 사랑하면 될 터이니.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를 갉아먹지 말고, 상대와 같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그저 최선을 다해 아껴주라. 언젠간 그 최선을 다한 마음이 무기가 되어 나를 지켜줄 테니. 뭐 이것도 언제고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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