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사람과 사랑을 색에 비유를 한다. 사람은 각자의 색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당연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감정들에도 색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색들이 붙어 흐릿하게 하는 둘 사이의 경계에서 새로운 색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긍정적인 편이다. 색과 색이 만나 또 다른 색이 만들어지는 것. 얼마나 예쁜지 다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살짝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경계를 무너뜨리고, 색이 다 섞여서 까맣게 구분할 수 없는 것에는 긍정할 수 없다.
무지개처럼 본인의 색이 분명히 유지하면서 색이 어느 정도의 경계를 허물어 둘 사이에 또 다른 색을 만든다는 것은 참 좋지만, 그 관계를 넘어 각자의 색을 잃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색과 색 사이의 간격이 좁아져 서로의 색이 조금은 스며들겠지만, 그런 과정들로 서로가 더 잘 어우러질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색을 잃지 않는 다면, 그 관계는 건강하게 오래 유지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각자가 만들어온 시간들이 있고, 각자의 생각이 있다. 그런데 그렇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각자의 다른 색들이 서로의 양보와 배려로 간격이 좁아지고, 맞아가는 부분이 중간의 간격이 흐릿해지고, 새로운 색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들이 도를 넘어 강제하고, 강요하기 시작하면 색은 변질되고, 결국은 서로가 가진 색이 변질되어 제 색을 잃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이 제 색을 잃고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강요하고 강제하고. 본인의 것에 모든 것을 맞추려고 하다 보면 분명 서로가 가진 색들이 흐트러지고 경계가 흐려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사라지고 나면 결국 두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렇게 검은색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관계의 모든 것들이 블랙아웃. 다시 색을 찾을 수 없어진다. 그렇게 결국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되겠지. 그래서 나는 색의 경계가 참 어렵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늘의 무지개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무지개는 분명 다른 색들이 가까이 붙어있지만, 각자의 색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흐릿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색을 가지고 있다. 그걸 가만히 보고 있자니 결국은 사람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색이 흐려지는 것을 최대한 경계하고, 각자의 색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사람일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만큼, 제 색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법이니까.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