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이 너도 나와 같은가 보다. 멈춘 걸음에 마음의 무게를 싣고 한걸음 한걸음 속도를 늦추고 혹시라도 돌아올 걸음이 있을까 마음의 귀를 열어 두고 온 신경을 집중한다. 저벅저벅. 사박사박. 그네 발걸음일까 기울인 마음에 미소를 머금고 기대한다. 하지만 역시 내 발걸음 소리만 고요한 골목에 살짝살짝 나는 거라는 것을 알고 나면 마음은 금세 다시 가라앉는다. 소리가 마음을 이리저리 가지고 노는 동안 마음은 여기저기 헤진다. 누가 내 마음을 헤지게 하는 일이 있다면 혼내준다던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고요한 그림자만 나를 따라온다. 해는 뜨고 지고, 그사이 붉은 노을만 잠깐 스친다. 남겨진 사람의 마음은 그런 거다. 어차피 역시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 조금의 혹시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것. 알면서도, 이제는 그만둬야 지란 생각을 하면서도 내내 머뭇거리는 걸음걸음에 묻은 마음이, 그 마음에 젖은 소리 없는 눈물이. 애써 삼키느라 따가운 목구멍이. 느려지는 걸음이. 잠깐이라도 돌아보지 않을까란 기대 하나로 그렇게 또 남겨지는 거다. 너도 그걸 아는가 보다. 나와 같은 마음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