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제에 분명 네가 있었다. 그리고 나의 오늘에도. 하지만 나의 내일에는 네가 없을 것이다. 너는 마치 내일의 나에게 돌아올 것처럼 하고 등을 돌렸지만, 내일의 나에게 돌아올 리 없다. 돌린 등이 흐느끼는 게 보였다. 늘어진 팔이 얼굴까지 올라오는 것을 봤다. 처진 어깨가 떨리는 것을 봤다. 이내 고개가 툭 떨어진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너는 내게 분한 듯 울먹이며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전활 걸었다.
"어차피 너의 과거엔 내가 살았고, 너의 오늘에도 분명히 존재했다. 네가 없을 거라던 나의 내일에 분명 너는 다시 나타날 것이다. 너는 나를 사랑했으니까. 그러니 지금 내일이 될 오늘을 다시 선택해. 너의 내일에 내가 있을 거라고 얘기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분한 듯 떨리던 목소리는 뚝 - 끊어졌다. 우리의 내일에 서로가 없는 일은 없을 거라던, 깨지기 쉬운 약속을 했던 과거의 우리에게 던진 돌이 되돌아와 머리를 탁 친다.
우리의 내일에 서로가 없다. 하지만 그가 남긴 마지막 여운이 가슴에 남았다. 그 사람의 내일에 내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말. 내가 그를 사랑했으니까. 그것 때문이었을까. 마법처럼 그 사람의 내일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흘러온 시간 동안 다시 선택하지 않은 과거의 나에게 원망을 담아 시간을 되감기 해놓으란 말을 한다. 돌아가지 못할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시간을 타고 갈 수 있는 최대한 가까운 그의 미래로 먼저 가 있을 테니, 그는 천천히 오게 해 달라고. 이뤄지지 않을 소원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