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무너지고 싶었다. 숨을 쉬는 것에 대한 권태로 어떤 것에도 흥미를 남기지 못했다. 육지로부터 벗어나 두 발이 자유롭고 싶었다. 파도는 그런 나에게 화가 났는지 거세게 나를 육지로 몰아냈다. 두 발이 닿은 채로, 숨을 쉬는 법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며, 나를 다그쳤다. 분명 파도가, 바다가 그랬다. 고래를 따라 바다 위를 날고 싶었다. 어떤 장애물도 없이 넓고 푸른 그곳에서 누구의 기대도, 누구의 실망도 없이. 내키는 만큼 춤추고 싶었다. 어쩌면 숨 쉬는 것에 대한 권태보다, 그것들에 대한 로망이 더 컸는지도 모른다. 그래, 사실은 모두 거짓말이다. 바다의 품에서 만큼은 숨 쉬는 것을 잊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꿈같은 마음이, 페이지를 넘겼다, 다시 되돌렸다 한다. 무너지고 싶었던 것인지, 그저 도망치고 싶었던 것인지. 나조차도 알길 없는 마음에 진저리가 났다. 어지러웠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어떻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혹시 이런 고민을 하는 것 따위도 가치 없는 일은 아닐까. 혼란스러운 마음에 눈을 뜨면, 침대 위. 아침이다. 까마득한 밤이 마음의 바다를 삼키고, 나를 깨운다. 꿈이었던, 꿈이 아니었던. 그곳에서도, 이곳에서도 이뤄지지 않을 어떤 것. 잔뜩 무너지고 싶은 마음을 들킨 것 같다. 바다를 만나러 가야겠다. 나를 밀어낸 것이 그였는지, 나였는지 이제는 알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