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리움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 언제쯤 그 늪으로부터 멀리 도망할 수 있을지 감히 가늠할 수 없어. 도망하려 할수록 이상하게 자꾸만 더 깊어졌으니까. 이상하지. 알아. 나도 이런 내가 이상해. 그때 우리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아무렇잖게 내일을 살고 있을까. 알아. 이것 또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도 알아. 그냥 혼자 넓고 어두운 늪에 버려진 기분이 들었어. 아무리 SOS를 외친다고 해도 들어주는 이도, 들어줄 수 있는 이도 없는 아주 외로운 외딴섬 말이야. 물론 나를 그곳으로 데려간 이마저 사라지고 없는 그런. 지나친 망상이라고 해도 할 수 없지. 지금의 내 기분이 그런 걸 어떻게 다른 것으로는 이야기할 수 없는걸. 벗어날 수 없을 거란 생각은 늘 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 이런 것도 변명이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떠란 사람은 붙잡는 거 아니라고, 아쉬워하는 거 아니라고, 그리워하는 거 아니라고. 알아. 너무 잘 알아 나도. 그만큼의 경험은 있어. 모른다고 하기엔 나도 나이가 적지 않아. 근데 그러려고 해도 그렇게 안 되는 것들이 있잖아.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 하면 오히려 더 짙어진 다는 것. 더 빠져든다는 것. 더 엮인다는 것. 아주 단단히. 아주 깊게. 그래서 열심히 홀로 외딴섬 아주 깊은 늪에서라도 외치는 거야. 혹시 알아. 빠져나올 어떤 끈이라던가 막대기 같은 거 말이야 그런 거라도 던져주고 갈지. 다시 갈 때 가더라도 말이야. 알아. 정말 멍청한 생각이라는 거. 돌이킬 수 없는 이미 지나간 시간에 내가 만든 틀속에서 홀로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는 것. 알아. 알아서 무서운 거야. 아니까 힘든 거라고.
그러니까 결론은 "모르는 척하고 나 좀 꺼내 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