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영 겨울이겠지.

너라는 꽃은 내게서 피고 지고 그렇게 나의 계절은

by maudie

흐드러지게 핀 꽃들 사이로 네가 있었다. 유난히 꽃을 좋아했던 나를 따라, 꽃을 따라 너는 지겹도록 걷고 또 걸었다. 넘어질까, 혹여 놓칠까 내내 꼭 마주 잡은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 너는 걸음을 멈추고 이따금 내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꽃을 닮은 예쁜 눈으로 나를 보며, 내가 저 꽃들 보다도 어여쁜 사람이라고 말했다. 가끔 길가에 꽃들을 만나기 어려울 때에는 꽃집에 들러 꼭 내 손에 한아름 쥐어 주기도 했다. 그렇게 흐드러지게 피었던 꽃들은 계절을 따라 흩어져, 눈앞에 사라져 버리고 그렇게 너도 함께 영영 내게서 사라져 버렸다. 당연히 네가 이따금 쥐어주던 꽃을 다시 손에 쥘 수도 없어졌다. 너를 만나기 전에는 스스로에게 잘도 쥐어주던 꽃이었는데. 이제는 스스로에게 선물하지 않게 되었다. 시간을 돌아 계절을 따라, 다시 꽃은 피어나려 하지만 너는 다시는 나의 계절에 피어나지 않겠지. 수많은 꽃들이 피고 지는 것을 함께 했던 우리의 계절은 영영 겨울이겠지. 눈꽃이나 나리는 슬픔을 각자의 계절에 담아내겠지. 아니 어쩌면 너의 계절엔 이미 새로운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을지 모르겠다. 부디 지금 너의 계절에 피었을 그 꽃들에겐 지나는 계절을 따라 시들어버릴 차가운 겨울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멀리서, 아주 먼 계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