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처음부터 알아간다는 것. 그게 상당히 귀찮고 상당히 어렵고 불편하다. 요즘따라 그런 게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일.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내가. 그리고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결코 적은 시간을 살아온 것도 아니더라.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가며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겪었더라.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편견도 많이 생긴 것 같달까. 왜 이런 거 있잖아. 이 사람은 이럴 것 같아. 그런 거. 이 사람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눴다고 나도 모르게 편견을 가지고 보고 있더라. 내가 겪어온 바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대부분 이랬어. 하고 벌써 이미 시작부터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거지. 그게 사랑을 시작하는 관계던 아니던 그건 중요하지 않아. 어떤 사람을 내 인생에 들인다는 것 때문에 이제는 솔직히 그게 누구라도 조심스러운데, 그 조심스러움이 지나쳐 편견을 가지고 나도 모르게 선을 그어 놓더라. 그렇게 내가 나를 점점 가두는 거지. 상처 받으면 안 돼. 여태 많이 힘들었잖아. 이 사람 분명히 내게 상처 줄 거야. 이런 거. 그래서 모든 게 귀찮아지기도 하는 거. 내가 굳이 잘 보여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 거. 그런 거. 그래서 새로운 누군가를 알아가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그렇다고 싫은 건 아닌데. 왜 이러는 건지 나도 나를 잘 모르겠더라. 근데 확실한 건 아마도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라는 거. 이 글을 끝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