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귀여운 것들을 참 좋아한다. 작고 귀여운 것들. 그리고 요즘은 그로밋에 빠져있다. 사실 어릴 때도 보지 않았던 그로밋. 성인이 되어서야 보고 그 귀여움에 늦게 빠졌다. 그리고 좋아하기 시작한 이후로 신기하게 그로밋이 점점 유행을 타고, 어디서든 만날 수 있게 됐다. 사람 마음은 다 똑같은가 보다. 처음엔 구하기 어려웠던 그로밋 인형들이 이제는 이전보다는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그 덕분에 요즈음 그와 함께 어느 곳이던 돌아다니다 그로밋을 만나면 그로밋을 데려오기 시작했다. 뭔가 그로밋을 통해서 그와 어딜 다녀왔다는 흔적이 남겨진 느낌이 들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 아이는 어디서 이 아이는 어디서. 마치 그 지역의 엽서나 자석 같은 것을 모으는 것처럼. 그리고 곧 그에게 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작고 귀여운 것들을 사랑하는 탓에 늘 핀잔을 들었었는데, 그는 웃으면서 그 작고 귀여운 것을 내게 안겨줄 수 있어서 기뻐하는 것 같달까. 그로밋을 발견하면 나만큼 기뻐해주고 연신 자신이 선물하겠다고 하고선 꼭 쥐어준다. 덕분에 여행을 하다 그로밋을 만나면 두배로 행복해진 기분이 든다.
그로밋과 그로밋을 닮은 사람. 귀여워. 귀여운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추억을 끌어안고 살게 한다. 아마도 이 사람 그래서 더 내게 그로밋을 안겨주는 게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추억을 끌어안게 하는 게지. 어쩌면 너무도 사랑스러운 사람이면서도 아주아주 똑똑한 사람일지도.
일상에 행복이 부족하다 느끼면 그 행복을 채워주는 사람. 그리고 어떤 것. 어디서든 찾을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지쳐서 한 껏 숨이 막혀도 나를 숨 쉬게 하는 어떤 장면들. 그게 꼭 다른 이들과 같을 필요는 없어요. 작게나마 행복한 순간들이 연속한다면 분명 살아갈만하니까. 그게 어떤 것이던 꼭 쥐고 살아요, 우리. 그냥 그 얘기가 하고 싶었어요. 이 얘기를 꺼내기까지의 서론이 참 길었네요.
오늘도 행복하고 안온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