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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Aug 09. 2023

밤의 불안도, 아침의 안도도.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계절을 채워 곁에 머물던, 돌아섬이 없을 것만 같았던 사람들이 다 뒤돌아 갔을 때처럼 당신도 역시 나를 두고 가버리진 않을까 하는 불안. 너무 당신에 대해 아는 것 없이 마음만 커져가는 내가 너무 불안했다. 당신이 건네주려는 안정이 확신이 되지 않고 자꾸만 쥔 손을 비집고 달아나는 것만 같아서 매일 밤이 불안했고, 다음날 아침 안도했다. 꿈이 아니었구나. 아직 당신이 곁에 있구나 하고 말이다. 사랑이라는 그 어린 마음이 스스로 만든 불안에 갇혀 날카로워지고, 나를 지킨다는 핑계로 당신에게 날을 세울 때. 우리는 점점 위태로워졌다. 누구도 주려하지 않은 상처에 다쳤다. 시간이 지나 불안 따위는 스스로가 만든 것임에 틀림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뒤로는 오히려 사랑하는 마음이 더 성숙해지고, 마음에 여유도 생겼다. 밤에 찾아오던 불안도 아침에 만난 안도도. 이젠 없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진종일 사랑을 고백할 뿐. 마음 편히 최선을 다해 사랑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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