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답 이전에 말랑한 사고 먼저
글쓰기는 그 자체로 생각의 체력이 요구되는 고도의 멘탈 게임이다.
글밥을 먹고 사는 입장에서 뾰족한 답변을 기대하는 클라이언트를 단번에 만족시키려면 사고의 과정 또한 뾰족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이 뾰족이 매우 불편하다. 첨단 공포증이 있어서 그런가? 아무튼, 도대체 뾰족함이란 무엇일까? 왜 뾰족해야만 할까? 뾰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참 많다.
뾰족하다 Adjective
1. pointed; sharp 물체의 끝이 가늘고 날카롭다.
2. brilliant; 생각이나 방법 등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하다.
3. picky; 성격이나 성미가 부드럽지 않고 까다롭다.
이 고민에 대한 내 해결방법은 '뾰족하기 전에 먼저 말랑말랑하기'다.
생각의 체력을 기른다는 건, 결국 말랑말랑하게 사고하기 위한 전제조건과도 같다. 말랑말랑하게 사고한다는 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것을 흡수해서 '내 것'으로 창작하는 방법이자 과정이다.
사실 난, 클라이언트의 의견 내지는 요청을 기계적으로/보수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무지 애쓴다.
왜냐하면, 클라이언트의 요청 수준을 1~5 중 3 정도 수준으로 본다면 3 이상은 준비해 가야 다음 단계로 아이디어를 확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청 수준이 3이라고 딱 3 정도 해 가면 열에 아홉은 '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다른 이유는 -클라이언트의 생각을 바꾸려는 건 아니지만 더 나은 관점이 있다면 제시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만큼 클라이언트의 요청사항을 피상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일까. 나는 다른 문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고하는지 아주 많이 궁금하다. 그리고 그 사고의 바탕에는 뭐가 있는지 알고 싶다. 정말 아주 살짝만 곁길로 나가 걷다 보면 머릿속이 한결 말랑해지는 걸 느낀다. 말랑한 사고를 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랄까. 근래 발견한 몇 가지 인사이트를 아카이빙 차원에서 공유한다.
UX라이터로 전직할 때, 내가 교과서로 삼았던 건 킨너렛 이프라의 「마이크로카피」가 아니라 도그냥의 「서비스 기획 스쿨」이다. 최근에 다시 정독 중인데, 너무 유익하다.
실무를 할 때 UX라이팅으로 풀기 어려운 이슈를 기획의 관점에서 보고, 해결하는 경험을 하고 보니 라이터로서 뿐만 아니라, UXer로서도 꼭 봐야 할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UX라이터로서 '텍스트'에 매몰되지 않고, 말랑말랑하게 사고하려면, 「서비스 기획 스쿨」은 쓸모 있는 리소스가 되어 줄 것이다.
https://brunch.co.kr/@windydog
UX라이팅 가이드를 만드는 과정 중에 있다 보니 사방을 주시하지 못하고 매몰되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심란하던 차에 전혀 다른 산업군에서 쓰이는, '그냥' 텍스트 가이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사실 글쓰기 분야에서의 텍스트 가이드는 그다지 다르진 않지만 구성과 생각하는 방향성은 나중에 믹스해 볼 만한 인사이트가 다분하다고 생각한다.
▼ 장애인 대상의 프로덕트 라이팅 방향성이 궁금하다면
https://support.apple.com/ko-kr/guide/applestyleguide/apd49cbb2b06/1.0/web/1.0#apd570a90cf4
▼ 아마존의 라이팅 팁이 궁금하다면
https://medium.com/fact-of-the-day-1/amazon-writing-style-tip-a349b4bd3839
▼ 아마존처럼 쓰기 위한 라이팅 팁이 궁금하다면
https://www.firstprinciples.ventures/insights/four-tips-to-write-like-amazon
▼ 아마존 상세페이지 작성법이 궁금하다면(사용자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인사이트가 풍부하다)
https://www.pickfu.com/blog/amazon-product-description/
▼ 넷플릭스의 영문 텍스트 스타일 가이드가 궁금하다면
https://partnerhelp.netflixstudios.com/hc/en-us/articles/217350977-English-Timed-Text-Style-Guide
▶ 넷플릭스의 한국어 텍스트 스타일 가이드가 궁금하다면 Korean Timed Text Style Guide
▼ 마이크로소프트의 한국어 현지화 텍스트 가이드가 궁금하다면
https://learn.microsoft.com/en-us/globalization/localization/ministyleguides/mini-style-guide-korean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