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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Oct 04. 2016

사람 보는 방법

#179.

물건을 고를 때는

브랜드를 보거나 디자인을 보거나

내용물을 보거나 활용도를 보거나

설명서를 보고서 고른다.

그래도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을 고를 때

학력을 보거나 직업을 보거나

경력을 보거나 배경을 보거나

외모나 언변을 보고서 고른다면?

반드시 후회한다.

사람의 가치는

학력, 재력, 경력, 직업, 외모, 언변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순간순간 맞닥뜨리는 것들에게

베푸는 그 마음에서 나온다.

직업이 대통령이든, 종교인이든, 교육자든

그 자리에서 내어 놓는 가치가 무도하고도

그 자리에 걸맞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지극히 낮은 사람이다.

세상엔 티끌 하나도 특별한 존재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 티끌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 넘쳐난다.

그 사람을 사람으로 불러야 하는지도 고민된다.

사람을 고를 때는

그 사람이 내어 놓는 가치를 보아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그러하듯 그렇게.


늘 그래 왔지만 뉴스를 보다 보면

참으로 어이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게 되죠.

법을 집행하고 만드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버젓이 그리고 걸리지 않을 정도의

확실한 방법으로 법을 어기며 살다가

청문회 같은 자리에 서서야

"잘못했다. 관례였다. 배우자가 그랬다."

이런 구차한 변명으로 고개를 숙이지요.


왜 이런 모습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될까요?

그건 우리가 사람을 고르는 법을 몰라서 그렇지 않을까요?


좋은 대학 나오고 어려운 고시 합격하면

무슨 대단한 일을 한 모양으로 그 사람을 치켜세우죠.


곰곰이 따져 보면

시험을 잘 치는 것은 기술이지 지혜가 아니지요.

그것도 대부분이 외우는 것들이죠.

네이버에 쳐보면 다 나오는 것들을

억지로 많이 외어서 시험 점수를 잘 받은 사람이

판사가 되고, 검사가 되고, 의사가 되고, 공무원이 되는

이런 세상이 과연 올바른 세상인지 고민해 보아야 하지요.


판검사는 정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거는 사람

교사나 교수는 후학을 키우기 위해 목숨 거는 사람

공무원은 국민의 편익을 위해 목숨 거는 사람

의사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목숨 거는 사람

대통령과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목숨 거는 사람

이런 사람을 골라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대부분 이런 자리에 앉을 사람을

달달 외우는 시험으로 뽑고

감언이설과 허울 좋은 쑈로 치장한 겉모습을 보고 뽑지요.

그래 놓고선 잘못 뽑았다. 잘못 앉혔다.

남 탓을 하는 게 우리들이죠.


무언가 잘못된 것을 알았다면

고치는 것이 당연한 순리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잘못을 멈추지 못하죠.

왜냐하면 내 자식들이 그 자리에 가야 하고

나도 그 자리에 가고 싶은 욕심 때문이죠.


그렇게 우리는 세상을 욕하고 탓하면서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잘못된 세상을 돌리고 돌리다

의미 없는 죽음을 맞이하죠.


사람의 가치는 배경에서 나오지 않아요.

오직 순간순간 세상에 내어 놓는

마음이 어떤지가 그 사람의 가치이죠.


그런 가치 있는 사람이 가치 있는 자리에 갔을 때

이 세상은 더욱 가치 있는 세상으로 변화하죠.


그런 가치 있는 사람을 볼 수 있는

영롱한 눈을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해 보는 가을입니다.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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