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늘 아주 작은 것에
아주 큰 것을 숨겨 놓죠

#19.

by 마음밭농부


아무리 큰 일도 죽음 앞에서는 궁색해지고

아무리 작은 일도 삶 안에서는 소중해진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요

가까이서 보면 비극 됨이 삶의 속성이다.

순간의 스침이 영원까지 이어지고

영겁의 세월도 끝에서 보면 순간이다.

마음의 시선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현상의 본질은 달라진다.

그렇게 삶은 마음 크기로 해석되고 읽힌다.

지금 삶이 고달프다면 마음이 좁아진 탓이다.

좁은 틈엔 부요와 자유가 머물기 어렵다.

가슴속 바다와 하늘을 찾아야 할 때다.

내 삶이 숨 쉴 수 있도록.




죽을 것 같은 때가 있었지요.

그래서 죽으려 했었죠.

지금은 웃지만.


죽음과 손잡고 돌아본 지난날은 짧았고 허망했답니다.

세상보다 컸던 내 절규는

깊은 밤 지새운 산새의 작은 울음에 초라해져 버렸죠.

준비한 작별의 자리 밑에서 조그마한 꽃을 봤어요.

순간 많이 부끄러웠어요. 왠지 모르게.


살다 보면 누구나

죽음보다 커 보이는 시련과 마주하게 될 때가 있죠.

살다 보면 누구나

삶보다 살기 좋아 보이는 죽음을 찾기도 하죠.


그런 아린 마음 찾아올 땐

두 손 모아 감은 눈으로 마음을 보아요.

외로움 짊어지고 웅크린 마음을...

그 마음 안고서 아주 작은 것들을 찾아보아요.

작은 꽃, 작은 새, 작은 시간들...

그때는 나를 보면 안돼요.

너무 못나 보이거든요.

마음에 담긴 아주 작은 것들을

찬찬히 읽다 보면

그 속에 아주 큰 것이 숨어 있음이 보인답니다.



세상은 늘 아주 작은 것에 아주 큰 것을 숨겨 놓죠.


그 작은 것 볼 수 있는 눈 뜰때

가리어진 여린 길이 보이지요.

새싹 닮은 어느 길이.


세상은 우리에게 그 작은 길 눈 주려고

그렇게 커 보이는 시련을 보냈는지 몰라요.


시련이 왔을 땐 맞서지 말아요.

빈 마음, 낮은 마음으로

아주 작은 것을 들여다보아요.


그 속에는

큰 시련이 보낸 아주 짧은 쪽지가 있을 거예요.

"소중한 건 아직 곁에 있다고"


그리고 웃으며 시련이 보낸 손잡고

새로 난 길로 가보아요.

그 길엔 예전 내게서 멀어졌던

소중한 것들이 모두 나와 반길 거예요.

그렇게 새로 난 길을 작은 마음 지고 걸어 보아요.

오늘 밤도 작은 별은

작은 벌레소리에 놀라 반짝입니다.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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