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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의 목격자일 뿐이다.

나는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373.

by 마음밭농부

내가 했던 가장 큰 착각은
내가 '생각한다'는 것이다.
내가 한다는 모든 생각들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어떤 원인의 결과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나는 그런 알 수 없는
정밀하고도 거대한 흐름의 말단에서
허용된 정보들을 수신하는
'생각의 목격자' 일 뿐이다.

내게 허락된 것은

수없이 떠오르는 생각이라는 표상들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정도인데
그 선택의 기준마저도
나의 이성적 인식이 미치지 못했던
시간과 상황에서 '주입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여 나에게는 내 것이라 주장할 수 있는 생각이 없다.
''내 생각에는 말이야...''라고 시작되는 말들은
큰 착각에서 비롯된 비자발적 거짓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은 절대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물체'이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존재가
나에게 '허용해 준 생각'은 이와 같다.
모든 존재의 배후에는 어떤 '의식'이 흐르고 있고

사람들은 그 '의식'을 神이라 부르는 듯하다.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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