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우리에게 살면서 처음 접하는 것들을 알려줄 때, 나는 아빠의 첫 경험에 대해서 가끔 생각한다.
나는 자전거 타는 걸 아빠에게 처음 배웠다. 월경을 시작했을 무렵 신경 써야 할 것들은 엄마가 알려줬다. 이런 생각을 하다 문득 궁금해졌다.
‘아빠는 수염이 나기 시작했을 무렵 면도하는 법을 어떻게 배웠을까?’
‘아빠의 성인식은 누가 챙겨줬을까?’
‘회사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넥타이 매는 법은 누가 알려줬을까?’
‘처음 술은 누구에게 배웠을까?’
할아버지는 아빠가 다섯 살 됐을 무렵 돌아가셨다. 그래서 아빠에겐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고 했다. 어쩌면 아빠는 아버지의 부재를 당연하게 여기며 자라왔을 테다. 또래 친구들이 부모님을 통해 배우는 처음을 아빠는 조금 서툴고 더디게 배워왔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또래 친구들보다는 몇 차례 더 시행착오를 겪었을 어린 아빠를 상상하고 있자니 괜스레 맘이 시큰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