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아빠가 평소 즐겨 만드는 요리 레시피를 묻곤 한다. 미나리는 어떻게 세척해야 하는지, 봄동이나 달래는 어떻게 손질해야 하는지, 파인애플은 얼마나 후숙 해야 하는지, 아빠가 자주 끓여주는 갱죽은 얼마나 끓여야 하는지 말이다.
아빠는 모른다. 레시피가 궁금해서 물어볼 때보다, 그냥 아빠에게 말을 걸고 싶어서 그렇게 전화를 걸 때가 더 많다는 걸 말이다.
옷에 얼룩이 생겼을 때 지우는 방법, 여름철 하루살이 퇴치법, 자동차 필터를 가는 주기 등 일상생활 중 생기는 소소한 질문을 하기도 한다. 아빠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주고 싶어 한다. 내 사소한 질문에 늘 세심한 답변을 내놓는다.
아빠는 모른다. 이것은 내겐 아빠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나만의 방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전히 아빠는 모를 거다. 나에게 아빠가 얼마나 큰 존재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