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는 개명했다.
지금까지 가족을 비롯해 친구, 지인이 오랫동안 불러준 이름이라 애착이 가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어릴 적부터 약간의 콤플렉스를 갖게 했던 이름이기도 했다. 앞으로의 인생은 내 마음에 드는 이름으로 살아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개명을 고민하면서 부모님과 함께 있는 대화창에 물었다.
나 상의하고 싶은 게 있어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이름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개명해서
살아보고 싶은데, 엄마 아빠 생각은 어때?
곧바로 아빠의 답이 돌아왔다.
좋아! 보물이 좋으면 아빠는 찬성이야.
생각해 둔 이름 있어?
그로부터 두 달 후, 나는 김미화라는 이름에서 김윤우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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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 후 지인에게 바꾼 이름을 알려주기 위해 새로운 명함을 만들었다.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명함에 담고 싶었다. 고민 끝에 결정한 메시지는 올 한 해 스스로에게 했던 다짐 “자주 행복하기”였다.
나는 지금까지 하고 싶은 걸 모두 경험하며 살아왔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의 직업을 선택하기까지 등 떠밀려 선택한 일은 단 하나도 없다. 그래서일까. 새로운 도전에 실패한다거나, 원하는 일이 잘 안 되더라도 후회가 덜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는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하고, 결과와 관계없이 하고 싶은 건 반드시 도전해 보길 바라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을 거다.
대학교 재학 중이던 시절엔 두 달간 강원도 시골 마을에서 살았다. 한 소설가 선생님이 두 달간 문학 연수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께 허락을 구했다. 아빠는 흔쾌히 두 달간의 숙박비와 생활비를 내주셨다. 그때가 지금의 진로를 확실하게 결정하게 된 시기였다.
방송작가가 된 이후에는 몇 년간 해외에서 거주한 적도 있다. 그때도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묵묵히 응원해 주셨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주저 없이 시작한다. 금방 지쳐서 그만둘 때도 있지만, 원하는 것들을 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자주 느낀다.
부모님도 그랬으면 좋겠다. 이젠 우리가 아닌 당신을 위한 인생을 즐기면서 자주 행복한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 그런 당신을 난 응원할 거다. 아빠의 매일에 안녕을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