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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Dec 23. 2017

슬픔,이유없이 눈물이 멈추지않아요.

마음달 심리상담

그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말을 꺼냈습니다.


“저는 특별한 이유 없이 눈물이 흘러서 힘듭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에도 눈물이 흘렀어요. 집에 들어오는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가족들이 당황해했어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도대체 왜 이러는지 정말, 병원을 갖는데 눈에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해서 상담실로 왔어요.”


온몸의 몸속의 수분을 비워내고서야 마음이 편안해진 것 같은 때를 느낀 적은 없었나요? 

그는 눈물이 몸에 가득 차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나 봅니다. 눈물 때문에 자신의 슬픔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리 프랑신 에베르 저, 임은경 역, 이자벨 발앙팡 그림, 출판사 걸음동무인터파크 책 소개 이미지 중 한 컷 http://Full.so/11851


그림책 <슬픔을 꽉 안아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엘자는 어느 날 아침 침대 아래 슬픔을 만나게 되는데요. 

슬픔은 너무 큰 검은 덩어리 같습니다. 

악몽을 꾼 것 같아서 눈을 감았다가 떠도 슬픔은 제자리에 있습니다. 

슬픔을 피해서 방을 빠져나가지만 슬픔은 엘자의 뒤를 쫓아다닙니다. 


슬픔은 폭풍우, 고양이, 늑대, 모기의 모양으로 다가왔습니다.

엘자는 슬픔을 모르는 척 하지만 지치지 않는 슬픔은 엘자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슬픔은 엘자를 놀리고 마구 떠들어됩니다.

엘자는 슬픔이 잠들 때를 기다렸다가 꽁꽁 묶어서 쓰레기 더미에 던집니다.

그러나 마법사처럼 슬픔은 끈을 풀고 나옵니다. 


슬픔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엘자는 슬픈 마음으로 눈물을 흘립니다. 

엘자는 펑펑 눈물을 흘립니다.

엘자는 슬픔을 무시하지 않고 이야기를 걸어주고 안아줍니다.

그러자 슬픔은 조금씩 작아집니다. 



슬픔을 만나기 싫어하는 이들은 느닷없는 슬픔의 공격에 속수무책이 됩니다.

내 삶에 있는 어떤 증상도 이유가 있습니다. 슬픔을 모른척하거나 만나지 않으려고 버려버리려고 합니다.

슬픔을 보지 않고 예전처럼 돌아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내담자들은 눈물을 빨리 그치는 법을 상담자에게 종용하기도 합니다. 


슬픔이 갑자기 찾아온 이들 중 대부분은 연약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삶의 목표대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대학과 직장을 가진 사람들, 하면 된다는 사고로 최고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정서를 표현하지 못하고 억눌렀을 때, 충분히 슬퍼해야 하는 시기에 억압해버렸을 때, 이별을 경험했을 때 애도하지 못하고 살아갈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힘들어하는지 좋아하는지 생각하지 못하고 바쁘게 살던 분들은 부정적인 감정이 서툽니다.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숨기고 앞을 향해 달려 나갔던 것입니다. 


인생의 전환기에 내 감정을 봐야 하는 시기입니다.

내담자들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눌러버리는 것이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안에 부정적 감정들은 무시하고 살아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타인에게 단단한 모습으로 살고 싶은데 슬픔을 느낀다는 것은 약해진다는 것이고 약함을 내보인다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지요.

눈물은 정서적인 고통을 경험할 때 중추신경계에서 발생합니다. 몸속의 유독성 물질을 제거하기도 합니다. 프로이트는 눈물은 억압된 부정적인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되면 기쁘거나 즐거운 감정도 거의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감정표현 불능증(Alexithymia)이라고도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오랜 기간 느끼지 못한 사람들은 대뇌변연계와 전두엽 사이의 접속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감정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도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됩니다.


눈물을 그쳐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면에서 숨겨져 있던 슬픔이 말을 거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잠시 여유를 가져도 좋습니다. 바쁘게 뛰어만 다니던 이에게 슬픔이 무엇을 알려주는지 살펴야 할 때이니까요.


슬픔의 감정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알아차려보기 바랍니다. 나도 모르는 눈물이 흐를 때 마음은 당신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슬픔을 감싸 안아줄 때 슬픔도 나를 만나줄 것입니다. 두려워하면서 도망가기를 그만두길 바랍니다. 눈물이 나오게 된 슬픔이나 고통의 이유에 대해서 알아봐 주고 충분히 수용해주고 부정적 정서를 일으킨 과거의 기억들을 만날 필요가 있습니다.


슬픔을 만난 이들은 평온한 모습이 됩니다. 더 이상 누군가가 정해준 삶의 목표대로 살지 않겠다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찾기도 하고 타인이 원하던 역할들에서 벗어나서 잠시 쉬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슬픔을 꽉 아주고 나면 내 안의 숨겨진 빛들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눈물은 넓은 바다가 되었다가 이제는 바라볼 정도의 작은 크기가 됩니다.


슬픔을 꽉 안아주세요. 울고 있는 당신의 마음을 그렇게 만나주세요.














 copyright 2017.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을 졸업하고 정신건강의학과와 대학부설상담센터에서 근무했습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내가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저서 나라도 내편이 되어야 한다.

홈페이지  마음달심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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