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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Mar 10. 2018

사랑은 두려움을 쫓는다.

마음 달 심리상담


 군대 귀신이 돼지에게로 옮겨 바다에 빠진 마태복음의 구절. 정결케 하는 소금과 피, 요한계시록과 에스겔서의 상징들, 내가 좋아하는 성 프란체스코까지 많은 의미를 함축적으로 포함하고 있었다. 검은 사제들의 감독이 신부수업을 받다가 세상으로 나온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한편의 대중영화였지만 두려움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가장 위험한 곳으로 갈 준비가 되었습니다."-영화 검은 사제들 중에서-




1. 두려움은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다.

지나치게 어둡고 거칠어 보이는 한 신부의 소녀에 대한 아가페적인 사랑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악에게 사로잡힌 소녀를 구하기 위해서 구마 의식을 치르게 되고 신부수업중이던 최 부제를 이끈다. 신부는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고 더러운 피를 묻히고 악의 소리를 듣게 되고 온 몸이 피부병이 생겼다. 그는 그 사랑 때문에 골방으로 들어가 악의 중심을 만나야 했다. 


두려움은 그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뛰어들어가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구마 의식을 하는 장소에 소금으로 안전한 경계를 두고  돕는 자로 있던 최 부제 또한 그 선으로 들어가게 된다.


 상담은 내담자의 질문에 답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내담자의 슬픔. 눈물, 분노 등을 containg 하는 작업이다. 공감을 통해 생생하게 내담자의 정서를 같이 경험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랑'이 필수조건이다.


내 안의 두려움 또한 내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나를 온전히 끌어안을 수 있을 때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 검은 사제들

2. 숨겨진 두려움은 피하지 않고 만나야 한다.


최 부제가 신부가 된 이유는 어쩌면 어린 누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이었을 것 같다. 최 부제는 어린 시절 개에 물려 죽은 동생을 두고 도망가버린 것에 대해서 두고두고 아파했을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의 소년으로  멈춰있었다. 최 부제는 몰몬교도냐고 김신부가 물을 정도로 큰 키의 멋진 외모였지만, 내면은 눈물 흘리는 어린아이였던 것이다.


멈춰져 버려있는 내면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는 그 두려움의 자리에서 어린 시절의 누이를 만났다. 


그 누이는 그를 미워하지 않았다.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어린 시절에 멈춰있는 사람이 그 하나뿐이 아닐 것이다. 

묶인 말들, 힘든 기억들을 지금도 가지고 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피하고 피해도 그때의 일들이 나를 얽매고 있다면 만나야 한다.

피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 검은사제들


3.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라.


최 부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해야 했다.


악령에 시달리는 소녀를 구하는 것이 두려워서 세상 밖으로 피했다가 다시 명동의 후미진 골방으로 들어왔다. 

어린 시절은 지나간 일이다. 

충분히 애도하고 눈물을 흘렸다. 


최 부제는 과거의 죽어간 누이가 아닌 지금 악령에 시달리고 있는 그 소녀를 지켜야 한다. 

지나간 과거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망쳤던 그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말이다. 

과거에 머무르느라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있는 이들은 있다.


과거 때문에라는 이유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 자리에서 멈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지금의 행동이 중요하다.


죽고자 하는 자는 살고 살고자 하는 자는 죽으리라. 

사랑은 두려움을 쫓는다는 성경 구절이 생각났다. 

진짜 나로 살기 위한 용기를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다. 

그 사랑이 깊고 어두운 내면의 두려움을 쫓아내는 일일 것이다. 













Copyright 2018.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 의 14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홈페이지  마음달심리상담

저서 나라도 내편이 되어야 한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획의도를 알고 싶으신 분들은 1편을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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