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태국-캄보디아 전쟁을 목격하며

동남아5국의 물고 물리는 관계의 복잡성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태국-캄보디아 전쟁을 목격하며

공교롭게도 태국과 캄보디아가 전쟁을 재개할 때 거리는 좀 떨어져 있었지만 저도 현장에 있었습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현재라는 시점의 역사가 출제한 문제를 푸는 심정으로 이 사건을 바라봅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전쟁은 그 시작부터 허무함을 품고 있습니다.
이 전쟁은 생존을 건 절박한 투쟁이라기보다, 국경선과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다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지도 위에 그어진 선과 오래된 사원의 소유권이 오늘날의 생명보다 더 무겁게 다뤄지는 현실은, 이 전쟁의 본질적 공허함을 잘 보여줍니다.

전쟁은 언제나 명분을 내세웁니다. 그러나 그 명분이 도달하는 끝은 대부분 사람들의 희생입니다. 태국의 병사와 캄보디아의 병사는 서로를 적으로 마주하지만, 그들 역시 평범한 개인들입니다. 많은 이들이 분쟁의 역사적 배경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명령에 따라 총을 들고 전장에 나섭니다. 이해하지 못한 채 싸우고, 설명되지 않은 채 목숨을 잃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에 그 허무함은 더욱 뚜렷해질 것입니다. 땅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고, 국경선은 소폭 조정되거나 다시 고정됩니다. 파괴된 사원은 복구될 수 있지만, 전장에서 잃은 생명은 결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승리했다는 함성이 울릴 테지만, 그 승리를 함께 누릴 사람은 줄어들 뿐입니다.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이러한 전쟁이 양국의 미래를 밝히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총성과 포격은 가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사회의 문제를 치유하지도 못합니다. 순간적인 분노와 결속은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전쟁이 남기는 것은 불신과 상처, 그리고 다음 갈등을 준비하는 적대적인 기억뿐입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전쟁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싸움이 결국 ‘이겨도 잃고, 져도 잃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땅과 상징을 지키기 위해 사람을 잃는 선택 앞에서, 멈추라고 외치는 인간의 이성은 언제나 뒤늦게 도착합니다.

결국 이 전쟁의 가장 큰 비극은 패배가 아니라 반복이 될 것입니다.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이 서로를 둘러싸고 서로 비슷한 이유와 유사한 분노, 그리고 거의 같은 희생이 되풀이됩니다. 전쟁은 끝날 수 있지만, 그 시작의 원인을 잊어버린 갈등은 쉽게 끝나지 않습니다. 그 허무는 다음 세대의 기억 속에 남아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태국과 캄보디아 전쟁이 지닌 가장 깊은 공허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북아 3국 아니 북한까지 동북아4국인가요. 그에 못지 않게 동남아 5국도 참 복잡한 지역입니다.

여기까지!
일단 잘랍니다.
그니까,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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