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0초 리뷰

인생뮤지컬 잭더리퍼

사랑을 위한 남자들의 싸움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인생뮤지컬 잭더리퍼

2013년 제5연으로 막을 올린 잭더리퍼를 보고 딱 10년 만에 다시 잭더리퍼가 공연중이라 반가운 마음에 달려왔습니다.

10년전에 신성우와 김법래가 연기한 잭을 보았기에 오늘은 강태을이 연기한 잭을 보았습니다.


적지 않은 뮤지컬을 보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이 바로 잭더리퍼입니다.

딸 아이에게 첫 뮤지컬로 보여준 시카고 무대 속으로 빨려들어갈 듯 했던 눈빛과 표정을 제게 준 무대가 바로 잭더리퍼죠.


회전무대 때문에 좋아했는데 이 번에도 회전무대 컨셉이 그대로라 좋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연쇄살인범을 소환한 의사 다니엘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위해 연쇄살인범을 묻어버린 앤더슨 형사의 이야기.


선인과 악인이 교차하고 교대하는 장면장면들을 연출하면서 상하좌우에서 무대장치를 더하거나 빼는 경우 없이 하나의 원형무대를 회전하는 것으로 그 목적을 달성합니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인간 내면의 앞뒤를 돌려가며 보여주면서 선과 악의 일상성과 혁명성을 문득문득 일깨우는 듯 하죠.

저는 이 무대가 너무 좋습니다.


익숙한 넘버들이 나올때마다 움쩍움쩍 통제를 잃고 들썩이는 어깨와 까부는 발이...몸으로 익힌 것이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넘버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 도시가 싫어.

잠시도 숨 돌릴 틈도 없이 살아왔던, 살고 있던 2013년의 저에게 폭발하듯 분출하는 이 도시가 싫어..라는 가사가 꽤나 울림이 있었나 봅니다.


다시 살아난 듯 울렁대는 심장을 안고 도시의 깊은 어둠 속으로 내려갑니다.

여주인공급인 글로리아역에 정수지를 캐스팅한 것이 이 작품이 신의 작품이 아니라 인간의 작품임을 알리는 굵은 스크래치이긴 합니다만, 그것을 포함하더라도 완벽한 밤입니다.

늑대의 울음소리가 도시의 밤을 찢어줍니다..크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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