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부주의자 데이비드 슈리글리 전시회에 이어 방문한 곳은 필립 할스만의 사진전 점핑 어게인입니다.
주간 잡지 라이프의 표지사진을 가장 많이 찍은 사진작가이자 유명인들을 맨발로 점프시킨 것으로 유명한 필립 할스만의 사진전입니다.
대상의 특성이나 본질을 잘 파악하고 표현하는 것이 좋은 사진작가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라고는 하지만 얼굴근육의 조합에 의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표정 가운데 무엇이 그의 본질은 드러내는 표정이며, 그것을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그의 철학과 대답이 바로 점핑절학입니다.
인물사진에서 흔히 보게되는 경직이나 페르소나의 마스크를 벗겨내기 위해서 점프를 권유했고 개성이 드러나는 점핑을 시도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대상의 본모습이나 본질에 가까운 표정이 드러나게 되므로 그 순간을 포착하여 표현하면 된다는 것이죠.
납득이 가는 점핑철학을 들었습니다만 알려진 문제는 더 이상 어렵지 않고 드러난 수는 승부수가 될 수 없는 법인지라, 저는 도을(나아가는 소리, 전진하는 소리)이라는 저의 호의 이미지를 드러내고자 걷는 모습 혹은 뛰는 모습을 연출하여 찍었습니다. 저는 저의 페르소나를 찍은 것이지요.^&^
지구를 몇 차례 찍어눌렀더니 피곤하더군요. 광명에서 유명한 초밥집에서 모듬 한 줄과 마른 목젖을 적시는 맥주 한 잔으로 24살 딸과의 소풍을 마무리합니다.
마지막 사진은 창의적인 인간의 상징, 아니 창의성을 발휘함으로써 다른 동물이 아닌 인간을 정의하는데 크게 공헌한 필립 할스만과 살바도르 달리에 대한 제 헌사와도 같은 마음을 담아 찍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가 뭐라고 했는 지 아세요?
"미친 사람들과 내가 다른 점은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말 제대로 미친 사람이죠 ㅋㅋ
데이비드 슈리글리와 필립 할스만.
무정부주의자의 냉소와 초현실주의자의 유머로 채워진 하루였습니다만, 저는 후자가 더 마음에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