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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도을일기

물 말아 김치와....

평화로운 오후의 살아 있음을 알리는 소리..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물 말아 김치와



아들을 교회로 예배 보내고, 우리는 둘이서 물 말아 김치와 밥을 먹었습니다.

꿀 맛이더군요.


아침에 호밀식빵을 굽고 치즈와 잼을 넣어 커피와 함께 먹는 우아를 떨면서도 아...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남았는데..


김치가 너무 맛있다며 아삭대길래, 밥하고 김치만 놓고 말아먹자고 해서 배추 반 포기를 아작을 냈네요.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때를 안 가리며 짝짓기를 하려고 우리집 실외기 아래서 울부짖는 비둘기를 쫓아 보내고,

그 빈 자리를 차고 들어와 살갑도록 선선한 바람 맞으며, 매콤한 고추가루의 얼얼함에 앞서 사각거리는 배추잎 풀밟는 소리와 차가운 감촉의 쌀알이 씹힐 때의 이름 모를 농부에게 온전히 돌아가야 할 뿌듯함이란!


저녁에는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온 아들과 아들의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모여 고기 파티를 할 예정입니다.


지금 먹은 것만큼 맛이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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