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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Aug 03. 2023

<도을단상>이세신궁과 이세지마 다이와 리조트 호텔

일본 속 한국

<도을단상>이세신궁과 이세지마 다이와 리조트 호텔

나고야와 오사카의 중간 정도 거리에 있는 이세는 업무로는 참 가볼 일이 적은 동네입니다.


모처럼 이세를 왔으니 이세신궁도 둘러보았습니다. 신도는 가장 일본적인 문화로 알려져있고 이세신궁은 일본 전국 12만개의 신사를 대표하는 태양신 아마테라스를 모신 신전입니다만, 여기에도 한국의 잔향이 많이 남아있지요.


이세신궁 근처의 마을인 고라이비로高麗廣는 이세신궁 관계자들과 한국계 도래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고,  조상신을 모시는 사당이 있는 산의 이름은 가라카미산韓神山이라 불립니다. 여기에는 가라카미사韓神社라는 신사가 지금도 있습니다.


천 년의 세월이 덮어버리고 쓸어버리고도 남은 뿌리의 흔적이라 할 것입니다.


더위에 지친 몸을 뉘이고자 호텔로 스며듭니다.

이스즈강의 강물이 땅의 결을 따라 흘러 바다와 만난 것인지, 이세만의 태평양 바닷물이 땅을 파고들어 벌리며 틈입한 것인지, 저게 강물인지 바닷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기만 합니다.


조용하다.

일본과 참으로 잘 어울리는 정서이고, 또 풍경들이 뿜어내는 서정입니다.


활력이 넘치고, 밤낮이 없이 동적인 대륙과 반도인들이 어찌 현해를 건너 왔을 뿐인데 이리도 잔잔하고 정적인 유전자로 정착한 것인지 새삼 의아스럽기까지 합니다.


하기사 베트남도 수 천년의 한자문화가 100년의 프랑스 식민기만에 서구식 표음문자와 사고방식으로 바뀐 것을 보면, 천 년의 세월이면 무슨 일이든 아니 생길까요.


9월에는 사카이시의 인덕천황릉을 가볼까 합니다.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 가운데 가장 큰 무덤입니다. 전방후원분은 일본만이 아니라 백제, 나아가 부여사를 밝히는 등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천 년도 더 전의 일이 지금 무슨 상관이겠습니까마는, 그런 일에 제가 관심을 가지는 것 또한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제 좋을 대로 살다 가는 듯 보여도 역사가 빚어내는 무늬가 현묘할 뿐이지요.


이 몸 하나 담구었다고 이세의 온천물이 변하겠는가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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