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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Oct 22. 2023

<도을단상> 자작시 바라던 바다.

해변에 도착한 파도를 보다

<도을단상> 자작시 바라던 바다.


바라던 바다.


무언가 벽에 부딪는

막막함이 느껴질 때는

바다로 간다.


멀치감치 서서 외면하거나

너는 못 할 거라고

여기까지는 못 올 거라고

그럴 리가 없을 거라고

손도 아니고 발을 까딱거리며

조금씩 조금씩

한계를 정하고 막아선 이들이

깜짝 놀라 버둥거리도록

발끝을 적시고는

무심하게 돌아서는 파도를

보러 간다.


바라던 바다.

너는 못 할 거라고

여기까지는 못 올 거라고

그럴 리가 없을 거라고

값싼 호기심과 경계심으로 어른거리며 기웃대는 이들을 간단히 열어제끼며

기나긴 표류를 끝내고 해변에 기대어 눕는 파도를

보러 간다.


그래, 저거야.

바라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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