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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Jan 20. 2024

<도을단상>  비 내리는 선유仙遊

선유도

<도을단상>  비 내리는 선유仙遊



선유도


비 뿌리는 새만금을 달리다


반갑다고 달려드는

무녀巫女의 배웅을 뒤로하고

마침내 선경에 들다

하늘은 벌써 비를 뿌린다


빗방울 듣는 무작위의 소리와

와이퍼 오가는 작위의 소리

빗방울 튀겨 그리는 추상의 세계와

와이퍼 한 번의 붓질로 그려내는 구상의 세상


풍경은 결코 흐려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묽어지는 것이라고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며 외친다


흐려졌다 맑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럽혀졌다 씻겨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묽어졌다 짙어지는 것이라고

빗방울이 얼굴을 후리치며 외친다.


빙점 위에서 내리 쬐는 빗살을 맞다

놀라 달려드는

무녀巫女의 마중조차 외면한 채

서둘러 인간에 들다


비 뿌리는 새만금을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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