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때문에 대만전쟁이 터질 것이라고, 그럼 필연적으로 한반도에서도 전쟁이 터질 것이라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전망을 합니다만, 역설적으로 반도체 때문에 대만해협과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은 매우 낮아집니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대만과 한국의 반도체 공장이 멈추면 전 세계 산업이 그 즉시 멈추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핵무장은 안보적, 경제적으로 멍청한 주장입니다만 반도체 생태계의 확충은 안보적, 경제적으로 유효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한국의 선택을 한 마디로 중중미입中中米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정학적 해석은 중국에 대해서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고 미국과의 동맹은 중시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만, 중국 측에 우리 입장을 잘 설명해야 합니다.
지경학적 해석은 중국의 안中에서 싸우고 미국의 심장부로 들어가入 싸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율이 30%인데 이 것이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비중이 줄어드는 속에서 최대한 실리를 추구해야 합니다.
미국의 반도체 자립율은 9%에 불과합니다. 미국 안으로 들어가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을 동맹의 이름으로 우리가 차지해야 할 것입니다.
자유무역의 혜택을 온전히 누린 신자유주의 40년의 패러다임이 끝났습니다. 미중진영 모두의 보호무역은 어차피 한국의 입장에서는 달가운 일이 아닙니다.
중국 공급망의 우회로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을 축으로 한 남방정책과 RCEP을 통해 틈입할 수 있습니다.
유럽은 몰라도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동맹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빨리 미국으로 들어가 미국의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 대신 우리가 동맹의 이름으로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합니다.
나아가 미소냉전이 극에 달했을 때 핑퐁외교를 시작으로 중국과 미국의 결탁이 거짓말처럼 이루어졌듯이, 미중냉전이 극에 달하는 지금 시점에 북한과 미국의 관계정상화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합니다. 거짓말 같지만 북한의 친미국가화, 남북경협을 통해서 대중전선을, 현재 일본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라인에서 황해-압록강 라인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남한이 미국의 대공산권 쇼윈도우 전략의 혜택을 본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미국의 글로벌전략의 혜택 속에서 급속성장을 하도록 하면서 평화통일의 여건을 만들어 가야지요.
미국에게나, 중국에게나 매력이 있는 지정학적, 지경학적 위상을 확보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인도-태평양 라인을 저지하여 일본의 전략적 가치를 낮추고, 황해-압록강 라인으로 전선을 끌어올림으로써 한반도의 남한과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을 높여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실리를 취하면서 통일이라는 명분을 쌓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삼성,SK에 집중된 반도체 역량을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 재편할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 준비를 우리 정치권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