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기법. 유성인 크레파스는 수채물감에 녹지 않는다. 수채물감에도 형태를 유지하려 할때는 유성매체인 파스텔, 유성매직, 볼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크레파스는 물에 반발하여 자기 형태를 유지한다. 물결이 일으키는 선은 물감의 성질에 반발한다. 매체의 침투와 반발, 파도의 쓸림과 밀림, 새로움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은 그 나름의 무늬를 만든다. 이 두가지 대극이 격렬해 질 수록 더욱 선명한 무늬를 만든다.
크레파스로 흰색 선을 긋도 도화지를 흡뻑적셨다. 어떤것은 물 웅덩이가 되고, 어떤것은 담아내지 못하고 흘러넘쳤다. 어떻것은 물을 가두지 못해 어디론가 흘러갔다. 파란 물감이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면 저마다의 공간에서 색이 번진다. 어떤것은 가두고, 어떤것은 흘러가고, 어떤것은 스며든다. 도화지를 흔들때마다 스며들지 못한 물들은 크레파스 선을 타고 흘러간다. 마치 스케이트를 타듯, 미니카가 트랙을 돌듯, 유속이 강한 유스풀을 돌듯 흘러간다. 즐겁다. 바다놀이가. 즐겁다. 바다에서 유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