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사랑해"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할 것이다.
누군가 내가 좋아하는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그 그림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말해준다면
누군가 내가 좋아하는 책을 함께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궁금해한다면
누군가 종이 한 장 가득 나에 대해 묘사하려 노력한다면
누군가 간이 잘 맞지도 않는 내가 만든 반찬이 그저 맛있다고 좋아해 준다면
누군가 내가 보고 싶다며 먼 길을 달려와 내 모습이 보이기를 기다린다면
누군가 내가 아플 것이 걱정되어 자신도 함께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고 있다면
누군가 내가 곤경에 처했을 때 나와 함께 싸워준다면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랑을 원한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사랑의 흔적을
사랑한다는 말대신 사랑의 노래를
세월에 사라질 흔적이 될지라도
흘러가는 노래가 될지라도
나는 그런 사랑을 원한다.
"사랑해"라는 말을 할 필요도 들을 필요도 없는 사랑을
사랑은 말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사랑은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