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어찰 수 없다면 혀를 차세요.
요즘 왜 이렇게 글을 써대는지 모르겠다.
재택을 해서인지 가만히 있게 되니까 이런 저런 상념이 잦아든다. 꽤 많이.
그 중에 일부는 제목만 적어 둔다. 그리고 더 생각이 나는 것들은 글로 풀어낸다.
사람이 그립나 보다.
2~3월의 한창일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상황이 더 안좋아지다 보니까 나도 그렇나보다.
글을 올리고 나서 몇 분 지나지 않아 '좋아요' 의미의 표시를 해주시는 분들이 좋다.
그 분들 이름을 자주 보다 보니 몇 몇 분은 꽤 익숙해지고 친근해진다.
여러분 복 받으실 거에요. 감사합니다. (- -) (_ _) (- -)
코로나를 분석한 4번째 보고서로 '비대면 시대'라는 것을 썼는데
그 내용 중에 (보고서로 충분히 풀어내지는 못했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 단상들이 있었다.
사람이 그립다는 내용과 사람을 마주치지 않아서 살 것 같다는 SNS 글들이 공존했다.
이 부분에서 꽤 한참이나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보고서 기일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괜시리 혼자 울컥했다.
얼마나 아팠을까..
적당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표현들이 보석같았다.
SNS로도 그런 진심어린 말들이 있어서 좋았고, 나와 나누는 얘기같아서 더 좋았다.
월화수목금금금 이라는 노래 가사도 있듯이 코로나로 인해 재택을 하기 전까지는
많은 분들이 일터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일도 잦았을 것 같다. 일터에서 하루를 보내면 꽤 많은 사람과 대화를 하는데 그 꽤 많은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계산을 하고 앉아 있다.
돌려 말하는 법을 왜 그리 먼저 배운건지, 나는 대체 제대로 말하는 법을 잊은 건지..
나를 괴롭히는 그 사람도 밉지만, 배려랍시고 돌려 말하고 있는 나를 보는 게 더 속상할 때도 많다.
그러다가 집에 있으니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이 하나 둘 떠오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머리에서 스쳐간다.
그 때 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 그 말을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바쁘면 잊고라도 사는데 장소가 집이되니 이것 저것 떠오르는 것도 많다.
그러다가 문득 인간관계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고, 내 주변에는 진정한 친구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나면 자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왜 나는 그렇게 살았을까.
내가 모나서일까. 그 때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그 말들이 결국 진실이었던 것은 아닐까.
여러 상념끝에 마주하게 된 현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또 지금일 뿐이다.
비대면 시대가 되면 분명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는 일은 적어질 것이다.
그로인해 인간관계가 더 나아질지, 그렇지 않게 될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나를 마주했던 그 수많은 사람들,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나에게 상처주었던 그 씨발 상사는 아직도 그 회사를 다니고 있을까.
그리고 혹시
내가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었던 그 녀석은 아직도 나의 흔적을 쫓고 있을까.
술만 마시면 "그 새끼 잡히면 죽인다"는 말을 내뱉고 있을까.
하지만 난 너에게 잡히지 않는단다. 녀석아.
내가 이제까지 그 누구도 잡을 수 없었던 것처럼.
이런 식의 깊고 깊은 푸념을 늘어 놓으면 내 친구는 항상 그런다.
"술 마셨어?"
그 말이 제일 듣기 싫단다, 친구야..
어쨋든, 각설하고.
당신이 지금 그렇게 당하고 있는 상대와의 관계는 '스쳐가는' 관계일 뿐이다.
스쳐가니까 참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스쳐가니까 대들어 보라는 얘기다.
회사에서는 아무리 싸워봤자, 나에게 아무리 화가나봤자 나를 때리지 않는다.
그래서 개길 수 있다. 그건 범죄니까.
(하지만 군대라면 참자, 군대는 때릴 수도 있으니까...)
많은 회사에서 나를 개기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런 얘길 한다.
"이 업계가 얼마나 좁은지 알아? 내가 너를 다른 회사에 취직할 수 없게 만들수도 있어"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 중 정말 99%는 다른 회사에 아는 사람이 없다.
그도 민망함이라는 게 있다면, 무턱대로 내가 이력서 낸 회사에 다짜고짜 전화해서
나를 까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가 얘기하는 업계는 (장담하건데,) 이 회사 안이다.
나는 다시 이 회사에 발을 붙이지 않을 것이므로 괜찮다.
또 이런 경우 대부분은 내가 그만둬도 회사에서 다시 연락온다.
"요즘 뭐하니?" 꺼져...
아! 근데 실제로 한 번은 어떤 게임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거기 임원이 내 이력서를 보고 아 나 여기 대표랑 친한데~ 이러면서 반긴적이 있다.
그 다음부터 면접 대충봤다. 어차피 떨어지겠네. 하는 마음이었기에.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사람은 당신을 스쳐가는 사람입니다. 당신도 알거에요.
아니까 더 화가 날 수도 있겠죠. 스쳐가는 주제에 이 지랄이라고.
그러니까 이겨내지 않아도 됩니다. 도망쳐도 되요.
도망쳐도 기록에 안 남아요. 스쳐가는 회사, 스쳐가는 사람일 테니까.
지금은 안다치는 게 중요해요. 다치지 마세요.
누가 너는 왜 매번 이겨내지 못하고 도망만치니라고 하면
도망쳐야지만 끝나는 회사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하세요.
이 세상 누구도 견딜 수 있는 일을 하면 견디지, 도망치지 않게 됩니다.
견디는 건 견딜 수 있는 환경에 있어서 그래요.
저도 도망쳐봐서 알아요. 견딜 수 있는 회사에 있어서 알아요.
그 두개의 차이는 당신 잘 못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