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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의 특별한 하루

아내 씀 남편 그림

by 우마왕

​트레일 러닝,이란 단어를 아시는가? 문맥 그대로 해석하자면 트레일을 달리는 스포츠를 말하는데 트레일은 보통 '시골 여행길 '을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일 러닝 대회는 '울트라 트레일 마운틴 몽블랑'으로 160~170km를 달린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대회로는 거제와 제주 트레일 러닝이 있고 점차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스포츠다.

2016년 남편의 소원 중 하나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트레일 러닝 10km 대회 참가였다. 비행기와 숙박까지 예약했지만 갑자기 회사 일정이 꼬여 가지 못하게 되었고 다시 2017년이 밝아 '집요한' 남편은 제주도 행을 다시 강행했다. 5월 13일에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몇 달 전부터 비행기와 숙박, 렌트를 예매했고, 한강에서의 집중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 드디어 제주도에 발을 내딛었다!


사실 난 처음에는 참가를 원하지 않았다. 운동을 좋아하긴 하지만 대체로 뛰는 것에는 자신이 없었고, 트레일 러닝 참가 비용은 3만원이었지만, 그 외 비행기, 숙박, 오겹살 등등의 비용을 따지자면 너무 배보다 배꼽이 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기 전날, 제주도의 아늑한 숙소에서 여름 개구리 소리를 들으면서도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다음날, 화창한 날씨 속에서 펼쳐진 트레일 러닝 대회는 자연에서 펼쳐진 축제와도 같았다. 흙길을 걷고 오름을 오르며 우리는 제주의 자연에 감탄했고, 이 아름다움을 둘이 함께 느끼고 있음에 또 다시 감탄했다. 제주도에 오로지 '뛰러' 간다는 우리에게 참 시절 좋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그래, 우리는 참 시절이 좋다. 서로가 함께라, 같은 것을 보고 즐거워하는 우리는 참 시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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