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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두만 Nov 25. 2022

뉘앙스에 대하여

사람의 인상은 언어와 비언어적 행위로 결정된다



  

  뉘앙스가 고급스러운 사람이 좋다. 뉘앙스의 사전적 의미는 '음색, 명도, 채도, 색상, 어감 따위의 미묘한 차이. 또는 그런 차이에서 오는 느낌이나 인상.'이다. 즉 뉘앙스는 '미묘한 차이'를 가진다는 점에서 그 대상의 특질로 이해할 수도, '미묘한 차이에서 오는 느낌이나 인상'을 받는다는 뜻으로는 주관적인 판단을 통해 각 대상을 다르게 이해한다고 볼 수 있다. 한 개인의 뉘앙스를 올바르게 인식하기 위해서 대상은 미묘한 차이를 가져야 하고, 그 차이를 주체자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웃음을 지을 때도 얼굴 근육의 미묘한 차이에 따라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가 달라지고는 한다. 흔히 가짜 웃음이라고 부르는, 입꼬리만 올라가는 인위적인 웃음과 광대와 눈가 주름까지 영향을 미치는 뒤센 미소는 다르다.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 시간은 짧지만 인위적인 웃음과 뒤센 미소가 주는 인상은 분명 다르고, 그 인상은 꽤나 오랫동안 남는다. 대분류로는 같은 '웃음'이지만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  


  혹자는 뒤센 미소와 같은 긍정적인 뉘앙스마저 인위적인 노력으로 만들 수 있는 산물이라고 폄하할 수 있겠다. 하지만 긍정적인 뉘앙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은 없다. 최소한 그 사람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세상에 마냥 긍정적인 사람은 없고, 긍정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긍정적이어서가 아니라 부정적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찰나에 비치는 뉘앙스에 대해 감각과 인지의 오판을 배제할 수 없다고 문제 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분명한 실험 결과가 존재한다. 날리니 앰바디 교수가 진행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비언어적 행위, 예컨대 손을 만지작 거리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행위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평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판단이 서기까지 10초면 충분하다. 비언어적 행위가 평소 습관화된 정서를 통해 나타남을 고려해보면, 잠깐 사이에 발동한 당신의 직감은 꽤나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뉘앙스란 언어적 습관과 비언어적 행위의 결합이다. 언어는 사유의 밑천을 드러내는 도구이고, 비언어적 행위가 그 사람에 대한 정서를 드러낸다면, 언어와 비언어적 행위의 결합으로 나타나는 뉘앙스는 대상을 판단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다. 똑같은 인사를 해도 누군가는 마지못해 하는 느낌을 주고 누군가는 진심으로 반가워하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 느낌은 기분 탓이 아니다. 억양, 표정, 목소리의 크기 등 여러 요소들에 따라 다른 뉘앙스를 느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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